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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essay] 시장

이현숙 | 분당구 구미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11/21 [16:1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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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이현숙 | 분당구 구미동
 
시장은 온갖 삶의 모습이 펼쳐진다. 지친 듯 졸고 있는 좌판 앞 할머니, 목소리 높여 “골라, 골라”를 외치는 아저씨, 맛있는 순대를 썰고 있는 아주머니. 이들의 삶의 터전, 시장은 오늘도 인파로 술렁인다.

이곳은 백화점의 화려한 조명과 마네킹의 세련된 웃음은 없지만 진솔한 그 무엇, 활기찬 그 무엇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새벽시장을 가 봤는가? 아직도 졸린 눈을 비비고 찾아간 그곳, 물기를 머금고 있는 싱싱한 꽃과 갓 올린 듯팔딱거리는 생선, 갖가지 옷들과 장신구들을 앞에 둔 생존의 새로운 장면들이 연출된다.

그곳은 나로 하여금 살아야 하는 삶의 이유를 제시해준다. 게으름과 타성에 젖어 있는 나로 하여금 어떤 깨달음을 일깨워 준다.

김밥 장사로 훌륭하게 아들을 키우고 많은 장학금을기증한 할머니의 삶의 터전도, 이 땅의 많은 투박하고 인정 넘치는 어머니들의 삶의 터전 또한 시장이다.

훈훈한 인정과 척박한 삶을 풍요한 삶으로 이끄는 인내와 부지런함, 활기참과 지혜가 샘솟는 이곳 시장은 오늘도 우리에게 삶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어느 날 문득 생활에 무기력함을 느낄 때 찾게 되는 곳, 그곳에서 소란함과 어우러져 느끼는 땀 내음을 맛보면서 삶의 방식을 알게 된다.

그리고 또 마음을 추스른다. 달리기 선수가 출발선에서 느끼는 팽팽한 긴장감을 나도 이곳 시장에서 다시금느끼게 된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그 나라의 과거를 알려면 박물관에 가 보면 되고, 현재를 알려면 시장에 가 보면 된다고. 오늘도 시장에서는 삶의 이야기들이 꽃 핀다. 그 이야기들을 듣자.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1/2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 - 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9년 12월 6일(금)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 031-729-2076~8 이메일 :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