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1동 행정복지센터에서부터 꿈터유치원을 지나는 2차선 골목길은 구미동에 사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자주 왕래하는 거리다. 먹자골목 입구 좌우로 선 가로수들은 이 거리의 터줏대감으로 어느덧 안아 줄 수 있을만큼 자라서, 구미동과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11월 찬 바람이 시작되는 어느 날. 이곳 나무들이 빨강, 초록, 하양의 손뜨개 옷을 걸쳐 입었다. 이 나무 옷은 구미1동 행복마을만들기추진단이 ‘걷고 싶은 거리, 살기 좋은 동네’라는 슬로건을 걸고 기획했다. 국화꽃 가꾸기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다 ‘2019 마을 만들기 기획공모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의견을 듣고 투표를 통해 알록달록 예쁜 털실을 이용한 손뜨개로 ‘나무옷 입히기’를 추진하기로 했다. 털실의 색깔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담아 빨강, 초록, 하양 줄무늬로 디자인을 하고, 따뜻하고 포근하게 걷고 싶은 거리를 꾸며 보기로 했다. 이번 행사에는 행복마을만들기추진단을 비롯해, 미금초등학교 어머니회학부모와 어린이들, 경로당 어르신과 주민 40여 명이 함께 참여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줄무늬 나무 옷에 날개를 단 건 경로당 어르신들과 뜨개동아리 고수 주민들이었다. 그들이 만든 눈사람, 털모자, 꽃과 나뭇잎 등 장식이 더해지자 한층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탄생했다. 그 위에 구미1동 까치마을의 이미지를 담아 심벌마크 브로치도 꽂았다. 나무 옷의 높이는 130~140cm에 둘러서 남녀노소가 모두 볼 수 있는 눈높이로 돗바늘에 털실을 끼워 고정했다. 한쪽 구석에는 뜨개질을 한 주민들의 이름표들이 자그맣게 달렸다. 구미1동 행복마을만들기추진단 이인호 단장은 “가로수들이 겨울을 마중하러 나온 것처럼 포근하고 예쁘다는 주민들의 인사를 많이 받는다. 나중에 또 뜨개옷 행사가 있으면 참여하고 싶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주민들이 많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뜨개질은 한 땀 한 땀 누군가를 생각하는 사랑의 손짓이다. 구미동의 나무들이 훈훈한 사랑을 입고 겨울거리를 따뜻하게 지키고 섰다. 취재 양시원 기자 seew2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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