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를 촉촉히 적시고 겨울비가 그쳤다. 12월 10일 오후 성남아트센터 큐브사랑방에서는 연륜만큼 아름다운 삶을 계절로 표현한 ‘파스텔로 그린 힐링아트 展’이 열리고 있다. 15일 일요일까지 열리는 시니어스타워 분당본부 어르신들의 작품전시회는 어느새 3회째로 행복한 전시회가 되고 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그림을 지도하면서 예술이 인생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또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를 배워 갑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스케치북, 파스텔, 물감, 붓 같은 미술도구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말로 할 수 없는 감동입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님(어르신)들의 삶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계절에 사연을 담아 그림과 색채로 녹여 봤습니다. 이 즐거움을 놓지 않도록 늘 묵묵히 옆에 있어 드리고 싶습니다”라는 최윤진 강사의 어르신들을 향한 존경과 사랑이 묻어나는 사랑방이다.
시니어스타워 분당본부 엄성희 본부장은 “평균 연령대가 80대가 훨씬 넘으셨지만 그림을 그리시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오늘 전시회가 멋진 추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선배이신 작가님들의 전시회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했다.
93세의 건강함을 간직하신 김현경 어르신은 “계절 따라 어머님이 생각나고, 93세가 되시던 10월에 돌아가신 어머님을 그리워하면서 그렸지. 내가 지금 꼭 그 나이지”라고 말한다. ‘그녀의 계절은 10월’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파스텔로 물들이기까지 어머니는 그리움이었다.
이옥지(86) 어르신은 인생의 가장 좋은 시기를 함께해 준 남편을 잃은 3년 반 전의 5월, 텅 빈 마음을 어디에서도 달랠 길 없는 어려움이었다고 ‘그녀의 계절은 5월’을 표현했다. 7개월 전 시니어스타워에 입주한 서동희(83) 어르신은 “이옥지 선배님의 소개로 와서 함께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도움으로 생활에 빨리 적응하게 됐다”면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서 생활이 즐겁다고 했다.
어머니 배옥재 어르신의 그림전을 응원하러 온 아들 김동현 씨는 “어머니 그림을 보니 신기하기도 합니다. 원래 꼼꼼한 성격이시라 수업을 한 번도 안 빠지신다고 들었습니다”라며 약속을 취소하고 수업에는 꼭 참여하신다는 어머니. 그림을 그려 손주들에게 선물도 하시고, 건강에도 도움 되시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그녀의 계절은 여름’, 쉼이 있는 여름의 푸른 들판을 화폭에 담았다.
‘그녀의 계절은 가을’을 담은 김인혜 어르신은 3명의 자녀와 9명의 손주를 보는 즐거움도 크다. 얼마 전 증손주가 태어났다. “세상에나, 증조할머니라니! 하늘에게 이렇게 복을 받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행복한 마음은 바이러스처럼 퍼질 것 같다.
시니어스 분당타워는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하는 도심 속 전원형 실버타운으로 건강 식단과 쾌적한 전용 식당이 있어서 계절별 식단 운영, 가족 모임 및 행사 서비스, 24시간 응급 대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운동 처방 및 관리, 피트니스센터, 탁구장, 수영장, 클리닉센터, 물리치료실 등이 있으며, 1~9층 규모 254세대의 유료 노인복지주택이다. 기쁘고 즐거운 사연들은 더 빛이 나는 계절로, 아프고 슬픈 사연들은 좀 덜어내고 따스한 계절로 바뀌기를 희망하면서 각각의 작품들을 기획, 지도, 전시하게 됐다는 최윤진 강사. 부드럽고, 연한 파스텔색으로 어르신들 인생의 계절도 채색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시니어스 분당타워 : 분당구 구미로 173번길 47(구미동) 문의: 031-738-9900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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