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인데. 상대원1동복지회관 2층 새날초등학교 글빛반 교실에서 노래 연습이 시작됐다.
종강식 시간보다 20여 분 일찍 도착한 문해학습자들은 2019년 종강식에서 부를 노래를 연습했다. 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의 가사를 바꾼 노래다. 노래를 부드럽게 끌어올리고 손동작도 맞추며 연습하고 종강식이 열리는 곳으로 이동했다. 글빛반 학습자들은 종강식 무대를 잘 마칠 수 있을까.
12월 13일 상대원1동복지회관에서 흥겨운 종강식이 있었다. 1년 동안 공부한 기쁨을 나누는 자리다. 2019년 노인대학&새날초등학교 배움풀! 원더풀! 작품발표회는 소망어린이집 어린이들의 축하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어린이집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에 강당에 가득한 어르신들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노인대학의 실버댄스반의 작품발표가 끝나고 드디어 새날초 금빛반 학습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무대 아래에서는 글빛반 고인화 선생님이 학습자들을 바라보며 손동작을 맞췄다.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본 기자도 무대에서 노래를 멋지게 부르길 응원했다. 큰 박수소리와 함께 노래가 끝났다. 마지막 마무리 “새날초 새날초 새날초가 최고!!”까지 잘 마쳤다. 약간의 실수는 즐거움이다. 모두가 즐거운 무대였다.
새날초등학교는 경기도교육감 지정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운영기관이다. 문해교육은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아닌,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능력을 뜻한다. 사회적·문화적으로 기초생활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다. 새날초등학교는 2014년부터 초등학력인정기관으로 지정돼 현재 42명의 학습자들이 문해교육을 받고 있다. 1단계 두근두근반, 2단계 설렘반, 3단계 글빛반으로 3단계 학생들은 문장을 쓰고 읽을 수 있는 문해능력이 높은 단계다. 총 수업 720시간 중 2/3를 수료해야 졸업할 수 있다. 새날초는 올해 총 9명의 학습자가 백일장 및 경기도, 성남시 시화전에서 수상했다.
종강식에서 금빛반 김소노(80·상대원1동) 어르신의 시낭송이 있었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시화전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아유, 잘 쓰지도 못했는데 시낭송을 하라고 해서...”라며 부끄러워하시던 어르신은 떨지도 않고 시를 읽어 내려갔다. 제목은 “모진 세월을 꽃길로 만들고 싶습니다.” 시에는 가난하고 힘든 젊은 시절의 삶과 청각·시각 장애가 있는데도 복지관에서 문해교육을 받고 있는 삶을 담았다.
글빛반 김용순(62·상대원2동·새날초 회장) 학습자도 ‘나의 삶 속 친구’라는 시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시화전에서 수상했다. “몰랐던 영어를 읽을 수 있게 됐어요. 편지를 쓰려면 문장이 안 돼서 종이를 찢고는 했는데 올해 시화전에서 수상을 했어요”라며 문해교육의 기쁨을 얘기했다. 글빛반 고인화 선생님은 “자음·모음도 모르시던 분들이 짧은 문장으로 시도 쓰고 영어도 하는 걸 보면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밖에 나가면 글이 보이고 영어를 읽을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새날초등학교의 졸업식은 내년 2월에 있을 예정이다. 성남시 40여 개 문해교육기관 중 학력인정기관은 상대원1동복지회관(새날초등학교), 수정노인종합복지관, 중앙동복지회관, 창세학교, 청솔야간학교 등 5개 기관이다. 성남시는 우리 주변에서 글을 읽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에 불편을 겪는 가족이나 이웃이 문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겠다. 성남시 평생학습과 031-729-3083~4 상대원1동복지회관 031-747-3038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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