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0일, 정자동 KT꿈나무어린이집에서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한 해 어린이집 아이들이 프로젝트 활동으로 모은 성금을 기부금으로 전달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KT꿈나무어린이집은 원아 58명, 교직원 18명이 함께하는 직장어린이집이다. 매해 어린이들의 경제개념을 키워주기 위해 ‘시장놀이’ 행사를 진행한다. 그동안 그냥 반복되는 체험 중 하나로 지나가던 것을 좀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활동으로 확장해보고자 교사들이 머리를 모았다. 시장이라는 개념도 낯선 요즘 아이들에게 효과적이고 재밌는 경제교육을 시킬 방법은 무얼까 고민하다 플리마켓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가정에서 지금 나에게는 필요 없지만 쓸모 있는 물건을 가져와 판매하는 아나바다 시장놀이를 기획해, 그 속에서 나온 수익금은 아이들 이름으로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당일 오전.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가져온 물건을 모아 플리마켓을 진행하고, 점심 식사 후 어린이집 앞에서 음료를 판매했다. 목적을 안내하자 사옥에서 근무하는 부모님과 어린이집 앞을 지나는 지역사회 주민들이 흔쾌하게 음료를 팔아주셔서 총 수익 66만8천 원을 얻었다.
시장놀이 어땠냐는 질문에 은하수반 원라연(7) 어린이는 “안 쓰는 장난감이랑 옷은 내가 골랐어요. 시장놀이에서 커피, 슬러시를 팔았는데 재밌었어요”라며 살짝 웃었다.
의미 있는 일을 위해, 58명 원아들이 1년간 만든 활동물을 전시하는 미술관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전시회는 ‘어린이들의 삶 놀이 예술’이라는 주제로 일주일간 KT 사옥에서 열렸다. 아이들은 예술가이자 도슨트로 활동하면서 직접 그린 그림과 사진을 예쁜 엽서로 제작해 마지막 날까지 판매해 114만9천 원의 금액을 모았다.
아이들에게 기부금 사용을 위해 ‘어떤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지’ 물었더니, 밥을 못 먹는 친구들에게 주고 싶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 의견에 따라 총 수익금 181만7천만 원이 성남 중앙동 복지회관으로 기부됐다. 이 금액은 성남 중앙동 복지회관에서 현재 결연하고 있는 67명의 아동들에게 쓰일 예정이다.
황윤정 원장은 “아이들이 자라는 데 지역사회에서 많은 혜택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도 지역사회를 위해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에서 배운 것들이 평생 간다. 기부도 어릴 때부터 경제습관으로 길러주고 싶어서 선생님들과 아이디어를 냈다. 한 번으로 그치는 행사가 아닌, 꾸준히 지속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작은 꿈나무들이 세상을 향해 쏘아 올린 사랑이 큰 행복으로 지역사회에 내려앉길 기대해본다. 취재 양시원 기자 seew2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