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첫날 새벽 5시부터 가족을 동반한 성남시민들이 어둠 속 산길을 걸어 새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판교 마당바위로 향했다.
마음속에 한가지씩 바람을 안고, 희망차게 솟아오를 해를 보기 위해 처음 왔다는 김은미(신흥1동) 씨는 아산에서 온 양태양(온양초 5) 어린이와 가족들을 안내하며 산길을 올랐다.
이미 천제봉행 제물을 진설해 놓고, 천제의례(天祭儀禮) 시간(06:30)을 기다리고 있는, 주최 측 성남문화원 김정진 사무국장은 100만 시민의 행복과 성남시의 발전을 기원하는 새해 천제봉행을 시작하겠다는 방송을 했다.
성남학연구소 윤종준 상임이사의 집례로 천제봉행이 진행됐다. 집례자는 제관, 집사를 호명하고, 모두는 예를 올렸다. 번시관(이경식)은 손을 씻고, 성화로 앞에 무릎을 꿇고, 솔잎과 쑥에 불을 붙이고 하늘에 고천례를 했다. 다음은 손을 씻은 영신관(조남두)이 집사에게서 받은 탁주와 오곡을 받아 사방에 세 번씩 뿌리고 모두 목례로 네 번 절하는 영신례(迎神禮)가 이어졌다. 진찬관(김진수), 초헌관(김대진), 축관(권선출), 아헌관(정재영), 종헌관(이수영), 송신관(이성호), 좌 집사(한동열), 우 집사(한범구) 등 제관들과 예에 따른 집례자의 진행에 따라 천제의례가 끝났다. 제물로 차려진 밤과 대추는 시민들과 나눴다.
곧이어 판교 마당바위 문화추진위원회 해맞이 행사가 시작됐다. 김일수 사무국장은 은수미 성남시장을 비롯한 박문석 성남시의회 의장, 국회의원 등 많은 내빈을 소개했다. 은수미 시장, 박문석 시의회 의장, 김병관·김병욱 국회의원,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성남시민의 건강과 성남시의 발전을 기원하는 인사말을 했다. 해를 기다리던 시민들도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주관한 한문수 판교 마당바위 문화추진위원장은 “추운 날씨에도 마당바위까지 오셔서 해맞이 행사에 참여해 주신 시민들의 건강을 기원한다”며 “판교의 전통과 유래를 널리 알리고, 성남시의 대표적 해맞이 행사로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해 잘 살아 보자는 마음으로 오늘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는 인사말을 했다. 이어서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동안 시민들도 한마디씩 덕담을 나눴다. 이옥현(이매동 아름마을) 씨 부부는 아들 일우(매송초 6)의 키 크기를, 규빈(매송초 4)이는 크레이터가 되기를 빌었다고 한다. “처음 왔는데 해를 못 보니 서운합니다. 그래도 가족들의 건강을 빌 수 있는 시간이 돼 행복했어요.”
새해, 해 뜨는 아침을 열어준 특별한 시민이 있었다. 한빛오케스트라 트럼펫 윤석현 수석이 ‘보통사람을 위한 팡파르’, ‘희망의 나라’를 연주해 함께 박수로 감동의 아침을 맞았다. 시각장애에도 불구하고 어둡고 먼 산길을 올라온 윤석현 연주자에게 시민들은 뜨거운 감동과 희망의 박수를 보냈다.
날씨로 인해 붉은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마음속 소망을 빌면서 기념촬영을 했다. 추진위원회는 준비한 2,500개 가래떡을 나눴다. 판교청소년수련관 앞마당에서는 전통문화 한마당이 오전 8시부터 펼쳐졌다. 지신밟기, 합창, 경기민요, 신년 운수 보기, 소원지 쓰기, 가훈 써주기, 윷놀이, 제기차기, 버나돌리기, 투호 등의 전통놀이가 이어졌다.
성남시립국악단, 춤자이예술단의 신년 축원무가 신년무대를 장식했다. 축사를 마친 내빈들이 큰 북을 치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했다. 산길을 안내하며 새해 인사를 나누는 모습들이 행사를 더욱 빛나게 했다.
“부디 올 한 해도 건강하게 웃으며 복을 짓고 복을 받는 새해가 되라고 가족에게 이웃에게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노래처럼 즐겁게 이야기하자” - 새해 첫날의 소망 중에서, 이해인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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