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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유전성 망막질환, 나만 있을 수 있나요?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1/23 [11:5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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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 마지막 날은 ‘세계 희귀질환의 날’입니다. 소수라는 이유로 소외되기 쉬운 희귀질환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어려움을 돌아보기 위해 시작된 날입니다. 4년에 한 번씩 2월의 마지막 날이 29일로 끝나는 2월의 희귀성에 착안해 제정됐다고 합니다.
 
다양한 희귀 유전질환 중에서도 우리 눈에서 나타나는 희귀질환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유전성망막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입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약 4천 명 중 1명 정도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150만 명이,국내에서는 약 1만~1만5천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외에도 스타가르트병, 원뿔세포이상증, 선천비진행성야맹증, 유전성 유리체망막병증 등 다양한 희귀 유전성 망막질환이 있습니다.
 
희귀 유전성 망막질환은 태어나면서부터 눈이 안 좋아야 한다?
희귀 유전성 망막질환은 망막 시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원인 유전자는 70~80개(비증후군성)에 이르며, 야맹증을 비롯한 시야감소, 시력저하, 눈부심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유전자 돌연변이의 위치와 종류, 유전적 배경과 같은 개인적 차이 등에 따라 환자마다 다른데, 심한 경우에는 태어날 때부터 심각한 망막 이상을 보이는 반면 또 어떤 환자는 평생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 형제, 친척은 괜찮은데… 희귀 유전성 망막 질환이 나타날 수도 있나요?
우리 몸의 유전자는 부모님에게 각각 하나씩 물려받은 한 쌍의 형태로 존재하며, 한쪽에만 이상이 생겨도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가족 중 질환을 가진 사람이 여러 명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만 한 쌍의 유전자가 모두 이상이 있어야 발생하는 질환의 경우에는, 부모님 두 분에게 물려받은 유전자 한 쌍이 모두 이상이 있어 나타나게 되며,같은 형제에게는 1/4의 확률로 발생하기 때문에 가족 중에 한 명만 질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환자에게만 우연히 돌연변이가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환경적·개인적·유전적 소인에 따라 같은 가족 내에서도 질환이 나타나는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희귀 유전망막질환의 진단은?
최근에는 한 사람의 유전자를 수일에서 수 시간내에 분석할 수 있는 유전체 분석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희귀 유전망막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와 환자 데이터의 부족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약 절반 정도에서는 아직까지 원인 유전자를 명확하게 단정지을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안과 질환이 망막색소변성증과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이 질환으로 알고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일부는 심한 포도막염으로 진단돼 면역 억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희귀 유전망막질환의 치료는?
지난 2017년, 실명을 유발하는 희귀 유전성 망막질환인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에 대한 유전자 치료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선천성 유전병을 치료할 수 있는 최초의 유전자치료제가 탄생했습니다.
 
과거에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유전성 질환에 대한 근본적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현재 다양한 희귀 유전성 망막질환에 대한 임상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유전성 망막질환의 원인 유전자 및 치료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입니다. 원인 유전자의 변이에 있어 인종적·지역적 차이가 매우 큰데, 국내의 경우에는 우선 환자 데이터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원인 유전자 변이를 확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경우에는 병원과 정부, 환우회 간 연계를 통해 적극적인 검사와 임상시험 연구들이 이뤄져왔고, 그 결과가 최근에 FDA 승인을 받은 유전자 치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희귀, 유전병’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떨쳐버리고, 국내에서 발생하는 유전성 망막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도움과 관심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