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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전하는 건강이야기] 모두가 두려워하는 파킨슨병, 오해와 진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4/06 [14:4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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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떨림과 굼뜬 행동으로 주변 친구들에 비해 뒤처지는 증상을 느끼던 박인손(가명·75) 할머니. 으레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노화현상이라 여기던 박 할머니는 최근 손 떨림을 넘어 다리 떨림이 심해지고 길을 걷다 넘어지는 일이 잦아지면서 결국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박 할머니는 예상치도 못했던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 중 하나로, 1817년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이라는 영국 의사가 발견해 붙여진 병명입니다. 이 병은 뇌 속 기저핵이라는 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서서히 파괴되면서 뇌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노인에서 가장 흔한 만성 뇌 질환으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환자 수 또한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65세 이상에서는 100명당1~2명 정도의 비율로 발병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파킨슨병 환자 수가 약 6만~10만 명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초기에는 쉽게 피곤해지거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손과 다리의 떨림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증상이 지속되다 보면 우울증을 비롯한 인지기능 저하, 기타 정신적 증상과 기립성 저혈압증, 변비, 소변장애 등 여러 증세가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안타깝게도 파킨슨병은 한 번 발병하면 병 자체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대신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는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면 일상생활을 문제 없이 해나갈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파킨슨병에 대해 가장 많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환자는 파킨슨병을 진단받는 순간부터 ‘내가 왜, 무엇을 잘못해서 파킨슨병에 걸린 걸까’, ‘이제 몇 년 후면 움직이지도 못하고 치매로 남은 인생을 비참하게 마무리하겠지’ 하고 비통함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건강관리를 잘하면 인생에서 계획했던 많은 일을 이루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럼 파킨슨병을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전문가가 처방해주는 좋은 약과 환자 스스로하는 운동, 이 두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파킨슨병 치료제는 세계 어디를 가도 모두 같습니다. 약효를 내는 작용 원리에 따라 대략 대여섯 계열로 나뉘고, 각 계열에 속하는 서너 가지 약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약을 어떻게 조합할지, 용량은 어떻게 조절할지, 일상 생활 리듬에 따라 어떤 약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한지 등에 따라 무한한 가짓수의 약물치료 방법이 있는 것이지요.

같은 약을 같은 용량으로 사용하더라도 환자마다 약효의 정도와 부작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약물치료를 찾아 의사와 환자가 함께 치료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혹 치료를 시작하고 5년이 지나면 약효가 떨어져 더 이상은 치료가 어렵다는 잘못된 정보로 걱정하시는 분이 있는데, 이는 과장된 표현이니 너무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약물만큼이나 중요한 치료법은 환자 스스로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움직임이 어렵기 때문에 걷기, 수영, 체조, 요가와 같이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운동이 좋습니다. 또 고른 영양 섭취는 물론, 파킨슨병 증상 중 하나인 위장장애를 해소하는 데 과일과 채소가 도움을 주므로 챙겨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단, 씹거나 삼키는 기능이 약한 경우에는 음식물을 잘게 썰거나 무르게 요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취할 정도의 음주는 삼가고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파킨슨병이 발병하면 5년 이내 사망하는 환자가 25%나 되는 무서운 병이었습니다.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치료법과 치료제 개발로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감소시켜 정상인의 평균수명과도 큰 차이가 없어졌습니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한 치료방향 설계와 함께 환자와 보호자, 의사가 모두 합심해 꾸준히 치료를 해나가면 충분히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