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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essay] 도움을 주는 삶

최순옥 중원구 하대원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4/28 [14:5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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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주는 삶
최순옥 중원구 하대원동
 
‘빠아앙 빵빵 끼이익 끽.’
장롱면허를 가지고 밖에 나갔던 얼마 전, 상대원동 사기막골로 삼거리 앞에서 차가 시동이 꺼지며 멈춰 서버렸다.

직진하던 대형 화물트럭이 갑자기 급정거를 함과 동시에 놀란 운전자들은 손가락질과 함께 소리를 질러댔고, 일순간 도로는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그 짧은 순간에 오만가지 생각이 영화 필름처럼 주르륵 스쳐 지나갔다. 식은땀이 흐른 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반대편 차선에서 빠르게 주행하는 차들 때문에 후진할 수도 없었다. 나는 안절부절하면서 대책 없이 길을 막고 서 있었다.
 
‘아, 이렇게 죽는구나!’ 눈을 질끈 감으려는 순간 내 차 앞에 급정거한 대형트럭에서 운전기사님이 문을 열고 내리더니 직접 교통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정말 위기의 순간에 찾아온 구세주였다. 도로 위의 무법자, 난폭 운전의 대명사로만 생각하던 대형트럭이 흑기사처럼 나서서 내 차를 빼주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드디어 10년 같았던 직진신호가 끝나고 유턴이 가능한 좌회전 신호가 들어와마음 편히 유턴할 수 있게 됐다. 감사인사를 하려고 운전석 문을 열고 내릴려니 트럭기사님이 잽싸게 다가와 빨리 들어가라고 손짓을 했다. 지금 그런 인사를 나눌 상황이 아니고 빨리 차를 빼서 가는 게 안전하다고 소리를 쳤다.

정신을 차려 다시 차 안으로 들어가 유턴을 했다. 그 고마운 트럭기사님을 보며 ‘나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고마운 일을 얼마나 하고 살았을까?’ 생각해 봤다. 나도 다른 사람 탓하지 않고, 내 능력이 된다면 남도 도와가며 더 이해하며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0년 5월 8일(금)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