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속 끈끈한 가족
이은순 수정구 위례동 “딩동딩동” 누굴까? 올 사람이 없는데 고개를 갸우뚱하며 현관문을 여니 “어머나” 둘째 며느리와 손녀가 왔다. 얼굴에는 마스크를 쓰고 양손 가득 짐보따리에는 먹을거리와 마스크 등등이 한가득이었다. “너희들이나 먹지, 우리도 있는데….” “어머니~ 저희 동네에도 확진자가 나왔대요. 어머니, 아버지는 연세가 많으시니 더욱 조심하셔야 해요! 사회적 거리두기도 계속 되고 저희 오래 못 있어요~ 이제 그만 갈게요.” “아이구, 너네 줄 것도 없고 어떻게 해.” 하나뿐인 손녀가 모처럼 왔는데 얼굴도 실컷 못 보고, 손녀와 며느리는 10분도 있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가면서 내 손에 용돈 쓰라고 봉투도 쥐어주고 간다. 허전한 마음에 소파에 덜렁 앉아 있으니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마음 써주는 며느리가 고마워서, 손녀가 예뻐서. 같은 단지 사는 큰며느리와 아들도 식료품을 자주 사다준다. 그리곤 방방이 온도를 높여놓고 간다. 사실 아파트는 춥지 않다고 절약이 몸에 밴 우리 부부는 난방을 안 한다. 아이들이 가끔 와선 난방 온도를 내렸는지 확인한다. 생각해보니 아들 둘, 며느리 둘 참 고맙기 그지없다. 코로나19 때문에 노인일자리도 잠정적으로 중지됐다. 일을 못하니 통장에 들어오는 돈도 없다. 그렇지만 집에만 있으니 교통비도 안 나가고 모임도 못하니 회비도 안 나가고 그냥저냥 견뎌 본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자제, 집안에만 있기, 마스크 필수, 손씻기·기침예절 등 개인위생 준수, 정부 지침대로 착실히 실행하는 것만이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우리 노인들은 세끼 밥 먹고 한적한 산책코스 한 시간 산책하는 것 말고는 움직이는 것이 없으니 영감님은 밤이 되면 잠을 한숨도 못 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얼른 물러가라! 노인일자리가 얼른 재개돼 활기찬 공동체 일원으로서 활동할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일하는 기쁨, 일하는 재미, 노인일자리에서 일했을 때가 얼마나 그립고 소중한지를 이번 코로나 사태로 절실히 깨닫는다. *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0년 5월 8일(금)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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