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청에 느티나무 오솔길이 있다. 그 길에는 시민들이 팀을 이뤄 가지각색 꽃을 심어 만들어 놓은 14개 작은 꽃밭이 있다. 2016년 경기정원문화박람회 때 시민이 직접 참여해 계획·조성한 시민들의 ‘한 뼘 정원’이다.
시청정원 내 문화의 거리 느티나무길은 느티나무잎이 무성해 그늘이 지고, 나무 아래 의자에는 책을 읽기도 하고 정다운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아름다운 길로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성남시 녹지과는 해마다 시민들의 신청을 받아 봄·여름·가을 계절 꽃을 심어서 지나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 주말인 6월 20일 오전 9시부터 한 뼘 정원 조성을 위해 시민들이 모였다. 성남 가드너 수료생, 일반 시민단체들이 온라인을 통해 참여 신청을 하고, 심고 싶은 꽃을 선택했다. 미니백일홍, 촛불 맨드라미 등과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꽃 이름도 있지만 페리어스타, 황금세덤 같은 낯설은 식물도 있다. 모두 32종의 꽃을 주문해 왔다.
신구대식물원에서 가드너 교육을 수료하고, 처음 한 뼘 정원에 참여했다는 김도희, 주종옥(금곡동), 박은화(운중동) 씨는 1번 정원에서 흙을 고르게 펴고 미니백일홍, 해바라기, 샤피니아 등 여러 가지 꽃을 심었다. 송봉은(이매동) 씨는 전날 4명이 꽃을 심었는데 부족한 듯싶어서 몇 포기 더 심으려고 나왔다고 꽃밭 사랑에 애정을 보였다.
솔우수림(12번)팀의 김솔아(상대원동), 김우주(야탑동), 양지수(은행동), 문혜림(은행동) 씨는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다. 정원팀 이름도 각자의 이름 한자씩 따서 아름다운 ‘솔우수림팀’을 만들었다. 성남시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 신청해 함께하게 됐다며 “이 꽃은 어디다 심을까? 아니야 여기다 심자”고 서로 의논하는 모습이 예쁘다. 가운데 모래와 자갈을 깔고 물고기 불가사리로 장식해 마무리지었다.
에벤에셀(13번째)팀은 팀장 최정화 씨와 4명이 팀을 이뤘다. 이수빈(수진초 2) 어린이는 꽃을 좋아해 엄마를 따라 나왔다며, 엄마와 함께 봄에 심은 애플민트를 가위로 잘라 정리했다. 신지혜 정원작가가 꽃 심는 에벤에셀팀을 도와줬다.
행복마을팀은 2016년 정원박람회 때부터 참여한 정원 베테랑들이 모였다. 성남마을공동체만들기 네트워크 전 위원장인 권정미 대표와 현 양재연 위원장, 마을공감 지영숙 대표, 봇뜨락공동체 김금자 대표, 김형현 삼평동어머니방범대장 등 마을넷 회원들이 참여했다. 이날 해외에서 유학 중이던 정혜린(대학2) 학생은 1월 초 귀국해 온라인수업을 받고 있다면서 꽃을 좋아해 엄마(오현정)와 함께 자원봉사 활동으로 참여했다.
주말인데도 녹지과 양원주 팀장과 고혜리 주무관은 배분된 꽃을 확인하고 팀 출석도 확인하며 마무리돼 가는 팀들을 둘러봤다. 1번부터 14번까지 다양한 종류의 꽃을 심은 시민들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오래오래 ‘한 뼘 정원’에서 꽃을 피우며 사랑받기를 원했다. 이제 느티나무 오솔길 ‘한 뼘 정원’에 꽃이 피고 지고, 사람들은 꽃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고 느티나무 오솔길에서 행복한 꿈을 꿀 것이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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