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감독: 자비에 지아놀리)은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비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마가렛트 남작 부인의 비밀은 영화 시작과 함께 밝혀진다. 그녀가 콜로라투라 성악가만이 소화할 수 있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부르는 순간 말이다. 여기까지의 설명만으로도 그녀의 비밀이 무엇인지 눈치챈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조금의 힌트를 주자면 이 영화는 코미디 장르로도 분류된다. 그녀는 바로 ‘음치 성악가’다. ‘돼지 멱따는 소리’에 가까운 노래를 부르는 소프라노 마가렛트 여사는 미국의 실존인물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를 모델로 하고 있다. ‘최악의 성악가’로 기록된 플로렌스는 미국 부유한 사업가의 외동딸로 태어나 음악클럽 운영과 자신의 연주회에 재력을 쏟아붓고 76세의 나이에 꿈에 그리던 카네기홀에 섰을 뿐 아니라 카네기홀 역사상 가장 많은 자료요청이 들어오는 공연을 한 인물이다. 음치지만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마가렛트 여사가 영화 속에서 부르는 주옥같은 아리아들 중 단연 압권은 영화 첫 장면에 나온 ‘밤의 여왕 아리아’다.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속, 밤의 여왕의 두 번째 아리아로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오르고’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마술피리>는 프리메이슨의 단원이기도 했던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적 요소를 가장 많이 사용한 작품으로, 빛과 어둠의 대결, 계몽주의, 인본주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밤의 여왕(어둠)이 자신의 딸에게 칼을 쥐어주며 자라스트로(빛)를 죽이고 자신의 복수를 대신하라고 명령하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다. 영화를 보며 ‘나도 어디 한번…’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플로렌스의 말을 생각하며 망설이지 마시길. “누군가는 내가 노래를 못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도 내가 노래를 안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유튜브에 ‘비전성남 영화속클래식 마가렛트여사’를 입력하면 관련 영상과 음악을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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