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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동네책방으로 놀러오세요

좋은날의책방, 2020 심야책방으로 ‘마크라메·추리책방·심야서당’ 진행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6/29 [09:3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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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의 특별한 만남이 있는 독립서점 좋은날의책방(대표 박윤희)은 올해 5월 ‘2020년 심夜책방’ 진행서점으로 선정돼, 6~7월 네 차례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 2020 심夜책방(코로나19로 서점마다 일정변경)     © 비전성남

 

‘심夜책방’은 서점들이 정규 개점 시간을 밤 10시 이후까지 연장해 서점의 특색을 살린 이벤트를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하고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주관한다.

 

공모에서 선정된 서점들은 3~6월, 8~11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밤에 심야책방을 연다. 올해 상반기 심야책방은 코로나19로 6~7월에 개최되며 전국에서 70개 서점이 참여한다.

 
▲ 지난해 3월에 열린 심야책방 '오늘은 추리 책방이 된다'     © 비전성남

 

좋은날의책방은 2018년부터 매년 공모에 선정되면서 심야책방을 열고 있다. 주제어와 설명만으로 책을 찾고, 책 제목으로 짧은 소설을 짓는 ‘오늘은 추리책방이 된다’는 참가 신청이 가장 많은 인기 이벤트가 됐다.

 
▲ 마크라메 책걸이     © 비전성남
▲ 마크라메 책갈피     © 비전성남

 

6월 26일 밤 7시 30분. 좋은날의책방의 올해 첫 심야책방 <그림책 울림소리와 함께 만드는 마크라메 책걸이>가 열렸다.

 

그림책동호회 ‘책보놀보’의 진행으로 참가자들은 함께 그림책을 읽고 마크라메 책걸이와 책갈피를 만들었다. 책보놀보는 그림책을 매개로 이해와 공감을 넓히는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며 성남지역 도서관에서 활동 중이다.

 
▲ 그림책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를 소개하는 최한정 강사     © 비전성남
▲ 그림책에 대한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     © 비전성남

 

책은 혼자 읽어도 좋지만,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누다 보면 공감과 위안을 얻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점을 찾는 기쁨도 누린다. 책보놀보와 박윤희 대표는 참가자 모두에게 그런 시간이 되길 바라며 낭독 대신 ‘울림소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 그림책 동호회 책보놀보가 소개하는 그림책들     © 비전성남

 

사람을 만나는 일상이 귀해지는 코로나19 시기 책보늘보는 참가자들에게 ‘만남’을 이야기하는 《나는 기다립니다》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숨바꼭질》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파랑 오리》를 소개했다.

 
▲ 그램책 '파랑 오리'     © 비전성남

 

《파랑 오리》를 읽은 참가자들은 울컥했다. 파랑 오리는 어느 날 울고 있는 아기 악어를 발견한다. 파랑 오리는 찾아오는 이가 없는 아기 악어를 데리고 와 함께 산다. 어느새 훌쩍 자란 아기 악어는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 파랑 오리를 품에 안고 보살핀다.

 

참가자들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난생처음 엄마와 떨어진 경험, 어렸을 때는 엄마가 우리를 안심시켰는데 이제는 반대가 됐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 마크라메 화분걸이     © 비전성남
▲ 마크라메 가방     © 비전성남

 

마크라메(macrame)는 서양식 매듭을 활용해 무늬를 만들거나 장식품과 실용품을 만드는 수공예다. 평매듭(square knot)은 마크라메의 기본 매듭이며 가장 많이 사용한다. 참가자들은 책보놀보 최한정 강사의 설명과 시범을 따라 하며 평매듭을 익히고 책갈피와 책걸이를 만들었다.

 
▲ 마크라메 책갈피 만들기     © 비전성남
▲ 완성한 마크라메 책갈피     © 비전성남

 

참가자들은 금세 손에 익혀 능숙하게 매듭을 엮어나가기도 하고 강사들의 도움으로 매듭 하나하나 천천히 만들기도 했다.

 
▲ 마크라메 책갈피를 만들고 있는 참가자들     © 비전성남
▲ 마크라메 책걸이를 만들고 있는 참가자들     © 비전성남
▲ 견본을 살피며 의견을 나누는 참가자들과 강사     © 비전성남
▲ 참가자들을 도와주는 강사들     © 비전성남

 

“집중하다 보니 생각이 사라져요.”

“마음 그득 채워지는 기분입니다.”

“인생도 한 번씩 매듭을 지어야죠.”

 
▲ 마크라메 책걸이 만들기     © 비전성남
▲ 책을 걸어놓을 막대 끼우기     © 비전성남
▲ 길이를 가늠하는 참가자     © 비전성남
▲ 길이를 조절 중인 참가자와 강사들     © 비전성남
▲ 남은 줄을 자르는 중학생 참가자     © 비전성남

 

시간이 지나면서 참가자들은 서로 책걸이를 비교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책걸이를 완성한 참가자들은 책방 서가를 거닐며 책을 찾기도 했다.

 
▲ 중학생 참가자가 완성한 마크라메 책걸이     © 비전성남
▲ 참가자 김진경 씨가 완성한 마크라메 책걸이     © 비전성남
▲ 참가자가 만든 마크라메 책걸이     © 비전성남

 

최한정 강사는 “어떤 분들이 오실지 궁금하고 걱정도 했다. 하지만 마스크 너머 눈빛으로 전해지는 공감을 느꼈다. 열심히 만들어서 완성품을 가져가시는 걸 보니 기쁘다”며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 참가자 신민경 씨가 완성한 책걸이     © 비전성남

 

신민경(백현동 거주) 씨는 코로나19로 가라앉은 마음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새로워졌고, 책걸이를 완성하면서 오랜만에 성취감도 느꼈다. 매듭을 엮는 동안은 ‘여성과 연대’를 생각했다. “매듭 하나하나로 책걸이를 완성하듯 여성의 연대가 그렇게 사회를 밝게 했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 참가자 함정연 씨의 그림과 책걸이     © 비전성남

 

정자동 주민 함정연 씨는 완성한 책걸이를 책방에 선물한 자신의 그림과 함께 보여주면서 뿌듯해했다. “책걸이 만들기에 집중하다 보니 일상의 많은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책방의 오랜 손님이기도 한 정연 씨는 어두운 밤, 불이 켜진 책방을 보면 기분이 그윽해지고 책방 덕분에 동네에 정감이 생긴다.

 
▲ 완성한 책걸이를 들고 있는 양신자 사서     © 비전성남

 

거미줄을 치는 거미가 된 것 같다는 위례도서관 양신자 사서는 처음인데도 능숙한 솜씨로 책걸이를 만들었다. 양 사서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진행하던 낭독모임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기술 덕분에 사람들이 가까워질 수도 있지만, 모바일이나 온라인 기기에 대해 정보가 없는 사람들은 오히려 멀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더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 만들기를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는 참가자들     © 비전성남

 

2020년 첫 심야책방을 마친 좋은날의책방 박윤희 대표는 “코로나19로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모여서 열심히 해주시고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기쁘다”며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좋은날의책방의 2020 심야책방 일정은 다음과 같다.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