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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바퀴] 태평동 탄천 뚝방길의 여름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7/22 [16:4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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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화나무길   © 비전성남
 
▲ 벚나무길    © 비전성남
 
▲  벚나무길   © 비전성남
 
벚꽃 흩날리던 태평동 탄천 뚝방길에 여름이 한창이다. 잠깐잠깐 부는 바람을 빼고는 온통 햇볕 차지다. 벚나무 잎도 햇빛을 받아 양분을 만드느라 바쁘다.
 
한낮의 태평동은 그렇게 햇볕이 꽉 들어차 있었다. 하지만 태평동 탄천습지생태원 근처 정자를 지나 성남시폐기물종합처리장이 가까워지면 달라진다.

벚나무, 단풍나무, 산수유, 꽃사과나무가 양쪽으로 서서 터널을 이루고 있다. 햇볕이 가려져서일까. 갑자기 주변의 모든 것이 멈춘 듯 조용하다. 여름 곤충 매미 소리도 아련하게 들린다. 멀리 떠나 낯선 곳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줄기가 단단하고 가벼워 지팡이 재료로 쓰였다는 명아주가 나무 아래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계란프라이를 닮은 개망초가 활짝 피어 있고 콩과 식물을 좋아하는 노랑나비는 토끼풀을 찾아와 꿀을 빨고 있다.
 

“여기 자주 오세요?” “자주 와요. 이 길, 정말 좋아요. 봄이면 벚꽃이 활짝 피고 아까시 향기도 많이 나요.” 산책을 하는 부부가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벚나무 터널을 지나 서너 발자국 포장도로를 지나면 다시 우람한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길을 만날 수 있다. 아끼시아나무인가? 그런데 아까시나무 열매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걸 보아 회화나무 같다.  

회화나무는 7~8월에 꽃이 피니 곧 꽃을 볼 수 있겠다. 연둣빛 같기도 하고 노란빛 같기도 한 회화나무꽃이 후두둑 떨어져 땅에 내려앉으면 아까워 밟을 곳을 찾기도 어렵겠다. 이 길은 성남시수질복원센터 근처까지 이어진다. 

벚나무 터널, 회화나무길은 천천히 걸어 1시간 반 정도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그냥 돌아서기 아쉬운 곳이 바로 옆에 있다.
 
뚝방길에서 탄천 쪽으로 내려서면 탄천태평습지생태원(탄천민물고기습지생태원)이 있다. 2009년에 만들어져 이젠 다양한 생물의 보금자리로 자리잡은 곳이다.  
 
 
뚝방길과 다르게 잠자리가 많이 보인다. 그중 눈에 띄는 잠자리가 있다. 바로 나비잠자리. 나비처럼 보이지만 잠자리다. 날개 끝부분이 투명한 것을 빼고는 광택이 난다. 보기 힘든 잠자리다.
 
연못 안 노랑어리연 잎에는 금개구리가 앉아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금개구리는 사진을 찍는데 도망가지도 않는다. 애기부들이 물가에서 바람 따라 흔들린다. 아직 고운 색을 가지고 있는 꼬리조팝나무에서 네발나비가 신방을 차린 것도 볼 수 있었다.
 
습지생태원에도 햇볕이 꽉 들어차 있다. 그래도 뜨거운 햇살은 군데군데 있는 버드나무 아래서 잠시 가릴 수 있다.

더위에 지치지 말고 더위가 만드는 생기를 듬뿍 받아보자. 탄천 뚝방길의 여름은 활기 있게 그리고 편안하게 쉼으로 시민들을 기다린다.
 
취재 윤해인 기자  yoonh1107@naver.com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