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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바퀴] 여수천에서 섬말공원까지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8/24 [14:1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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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구 야탑동 장미마을 8단지 근처 여수보도 2교에서 여수천으로 내려갔다.
 
여수천은 며칠째 내리는 비로 물이 많이 불어 있다.
 
여수천으로 내려서자마자 만난 용버들 가지의 곱슬거리는 모양이 물소리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듯 보인다. 비에 젖은 닭의장풀 잎의 색이 선명하다.
 
여수천을 따라 걷는 동네 한 바퀴, 어떤 모습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코뿔소 돼보기 - 단풍나무 씨앗을 콧등에 올려보세요
 
개나리, 벚나무의 봄을 지나 이젠 눈괴불주머니가 여름을 누리고 단풍나무 열매는 길 떠날 가을을 기다리고 있다.
 
단풍나무 열매는 다 익으면 두 개로 쪼개져 날아간다. 날개 달고 날아가는 씨앗의 도전이 뭉클하다. 그 안에 두려움도 있을까.
 
이질풀, 쥐손이풀, 닭의장풀이 무리 지어 꽃을 피우고 있다. 쥐손이풀의 열매는 꼭 촛대 같아 동화책 속 생쥐들의 식탁을 보는 듯하다.
 
달맞이꽃이 불 밝히는 밤

여수천변 길은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탄천 본류에 비해 작은 물길이지만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다정한 느낌을 준다.
 
해가 지고 나면 달맞이꽃이 불을 밝힌다. 줄지어 피어 있는 개망초꽃은 가로등 불빛, 달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이 난다. 이효석 작가의 표현처럼 달빛 아래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하다.
 
여수천 양쪽에서 하천으로 진입이 가능하다가 여수천2교부터는 도촌동 섬마을 1단지쪽에서만 진입 가능하다.
 
연과 수련, 구철초가 있는 섬말공원

도촌육교 오른쪽은 도촌천이고, 도촌육교는 여수천과 도촌천이 만나는 지점이다. 도촌육교, 여수천1교를 지나면 섬말공원이다.
 
섬말공원에는 저류지, 소공연장, 농구장, 배드민턴장이 있다.
 
저류지는 장마 때 2만2,296㎥가량의 빗물받이 역할을 해 여수천의 범람을 막는다. 저류지에는 생태연못이 1만2,245㎡ 규모로 조성돼 있어 연과 수련이 연못을 채우고 있다.
 
어느 연꽃에 심청이가 앉아있을까. 아직 꽃봉오리인 연꽃이 무얼 담고 있을지 궁금하다.
 
연못 가운데 있는 정자에 앉으면 저절로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한 상태가 될 것만 같다. 정자 이름은 하심정(下心亭). 
 
“길을 걸으며 자연과 가까워집니다. 섬말공원 오른쪽 나지막한 산길은 섬말공원의 매력이죠.” 

야탑동 매화마을 양태봉 씨는 여수천부터 섬말공원까지 걷는 느낌을 이렇게 말했다.

여기저기 구경하며 산책하는 데 2시간 정도 걸렸다. 빠른걸음으로 걷는다면 한 시간 정도면 될 것 같다.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도 되지만 섬말공원 끝 차도를 따라 신호등을 건넌 후 도촌중학교를 끼고 돌면 다시 도촌육교와 여수천 길을 만나 출발지인 여수보도 2교로 돌아올 수 있다.
 
▲   단풍나무 열매  © 비전성남
 
▲방울실잠자리     © 비전성남
 
▲   쥐손이풀  © 비전성남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