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만났던 ‘나는 대한민국 경찰 이광덕입니다’의 주인공 성남중원경찰서 대원파출소 이광덕(46) 경위를 다시 만났다. 홀몸어르신들의 아들로, 지역 내 곳곳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던 이 경위와 2년 전 뵀던 어르신들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실까. 그의 나눔 활동은 현재 진행형일까. 궁금증 가득 안고 파출소를 찾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동시에 기자를 반갑게 맞는 이광덕 경위는 “매주 1회 어르신들의 점심식사를 챙기고 있는데 마침 오늘이 그날”이라고 한다. “어르신들의 안부가 궁금하니 동행해도 되겠냐”는 부탁에 “가야 할 곳이 많아 힘드실 텐데 괜찮다면 동행해도 좋다”고 흔쾌히 허락한다.
일정은, 이 경위의 나눔활동 지원에 나선 지역 내 상가와 거동이 불편한 홀몸어르신 댁을 차례로 방문하는 것이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지원받아 어르신들께 전해드리며 안부를 확인하는 일정을 매주 1회 실시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복지관 등에서 실시하던 식사 대접이 중단된 후 대체 수단으로 지역 내 후원자를 발굴, 후원된 물품을 어르신들께 직접 배달해드리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 경위와의 오랜 인연에서 김밥 지원까지 이어졌다는 ‘샘이분식’으로 향하며 그동안의 상황을 물었다. “코로나로 다들 힘들겠지만 어르신들이 특히 힘들어해요. 외출에 제약을 받으니 몸은 더욱 쇠약해지고, 우울감을 호소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 경위의 머릿속은 어르신들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찬 것 같다. 그동안 ‘사랑의 가족, 우리 동네 행복 파수꾼’, ‘성남의 숨은 영웅’ 등 취약계층 돌봄과 함께 경찰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이 경위의 특별한 일상이 공중파 방송에서 공개됐었다. 또 교통사고 처리 인명구조 과정에서 공상 장애를 입고도 23년째 어르신 식사 나눔 등 지역 내 소외계층 등에 대한 봉사와 기부 활동을 꾸준히 펼쳐 성남중원경찰서 최초로 경찰청 ‘올해의 공무원’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웃사랑 실천과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기도지사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지난해엔 성남시자원봉사센터 봉사활동 900시간 인증을 비롯해 성남시장과 경기도의회 의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시민들의 칭찬, 방송 출연, 각종 수상 등 제가 하는 나눔 활동이 너무 높이 평가되는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사회적 약자 보호는 대한민국 경찰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다른 경찰관 또한 사회적 약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이 경위.
분식집에서 김밥을 건네받은 후 ‘믿음’ 중국요릿집으로, ‘형제 철물점’에선 라면 10박스를 지원받아 복지관 전달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진다.
이 경위의 손에 든 배달 봉투엔 짜장과 김밥, 그리고 동료 경찰들이 지원해 준 마스크와 관절염이 심한 어르신을 위해 손수 마련한 파스가 담겨 있다. 길가에서 만난 주민들은 반가운 이웃을 대하듯 스스럼없이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배달 봉투를 전해 받는 어르신들은 음식보다 경찰 아들, 이 경위의 방문을 더 반가워하는 듯하다.
이 경위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경찰관, 소방관, 해양경찰관의 사연을 담은 휴먼북 『그날의 기록』에서 언급했듯이 만약 내가 경찰관이 아니었다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경찰관이기 때문에 도움의 길이 순조로운 것이고, 그렇기에 가능한 것이다. 경찰관이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교통사고 처리 인명구조 과정 중 입은 장애로 현재까지도 치료와 운동을 병행 중이다. 압박붕대를 착용하고 파스를 붙이지 않으면 보행이 힘들다는 이 경위. 그의 서툰 발걸음을 보며 “이제는 경위님의 건강도 좀 챙겨주세요”란 바람을 전하며 취재를 마쳤다. 취재 윤해인 기자 yoonh1107@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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