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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essay] ‘인사’라는 선물

유병화 분당구 서현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10/22 [17:2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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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라는 선물
유병화 분당구 서현동
 
공기업에서 정년퇴직하셨다는 우리 경비실 박 선생님은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어른아이 구분 없이 볼 때마다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신다.

무심코 혹은 정신없이 경비실 앞을 지나칠 때 갑자기 옆에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처음엔 깜짝 놀랐다. 아파트 주민들이 다들 그랬다.

처음에는 이분이 오신 지 얼마 안 돼서 아파트 주민들과 친해지려고 그러시나 보다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어제나 오늘이나 여전히 그렇게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셨다. 그제야 아파트 주민들은 이분 마음의 진정성을 알아차렸다.

박 선생님 덕분에 주민들에게도 작은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이젠 경비실 앞을 지나칠 때, 혹은 아파트단지 안에서 저만치 그분이 보일라치면 나도 미리 인사를 건넬 채비를 하게 됐다. 박 선생님이 인사를 주시기 전에 나이 어린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게 도리라는 생각부터, 혹시나 인사를 하셨는데 실수로 그냥 지나치는 일이 없게 하려고 마음을 다지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먼저 인사를 건네는 데 인색했던 주민들이 하나둘 인사를 나누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박 선생님은 우리 아파트 주민들에게 인사를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여유까지 선물해준 셈이다.

‘소비되는 것은 별로 없으나 즐거움을 주는 것이 많으며, 주는 사람에게는 해롭지 않으나 받는 사람에게는 넘친다.’ 데일 카네기의 ‘웃음 예찬’에서 웃음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웃음은 아무리 소비해도 줄어들지 않으니 웃을 수 있을 때 웃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아파트 경비 박 선생님을 볼 때면 정말 타고난 ‘웃음 전도사’라는 생각이 든다.

이분, 그 마음의 진정성이 존경스럽다. 그리고 우리 아파트 주민들에게 밝은 인사라는 큰 선물을 주셨음에 감사를 드린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0년 11월 6일(금)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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