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원2동 대원공원이 있는 마을 뒤 언덕은 ‘바람골언덕’이라고 불린다. 워낙 바람이 세서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그 언덕에 색색의 바람개비가 돌고 있다. “어느 날 보니 수많은 바람개비가 돌고 있어서 이런걸 누가 해놨는지 궁금했는데 볼 때마다 기분이 상쾌해져서 아주 좋아!”바람개비를 만져보며 지나가던 어르신이 하는 말이다. 바람골 언덕 1천 개의 바람개비는 주민제안공모사업의 결과물이다. 상대원2동(동장 엄기소) 제1복지관(관장 박미경), 대원초등학교 복지팀, 마을공동체샛길나눔터(대표 김경민)는 네트워크사업으로 함께하는 주민제안공모사업을 코로나19로 연기하다 이제 겨우 시작했다. 1천 개의 바람개비 재료를 준비하고, 공휴일인 한글날을 택해서 마을네트워크가 모였다. 바람개비를 조립하고, 두세 명씩 조를 나눠 자리를 정했다. 대원공원 입구 765m의 데크길, 대원초등학교 철제 울타리, 체육공원, 88놀이터, 제1복지관 울타리 등 곳곳에 바람개비를 달았다.
2014년부터 마을공동체 ‘샛길나눔터’(회원 60명) 활동을 하고 있는 김경민 대표는 특히 이번 사업에 20명의 청소년 회원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해 줘서 고맙기만 하다. 김경민 대표는 홀몸어르신들을 위해 면마스크 제작 사업을 하는 등 코로나19 와중에도 마을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는 마을공동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단다. 특히 마을네트워크로 함께 일을 하는 것은 훨씬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육사업으로 엄마들 일복 만들기, 어르신 꽃바지를 만들어드릴 계획으로 해마다 해온 ‘할메야기방나들이’를 하지 못하고 한 해가 가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홀몸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는 동네다 보니 일회용 마스크를 빨아서 쓰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면마스크를 만들어 드리자는 데 의견을 모았어요. 250개의 면마스크를 만들어 목에 걸 수 있는 끈까지 구해서 전달해드렸습니다.” 올해 노인회장을 맡아 일한다는 상원경로당 안금자(81) 회장은 샛길나눔터에 고마움을 전한다. “매년 연말이면 아이들과 마을공동체 회원들을 불러서 만두 속을 푸짐하게 넣어 함께 만두를 만들어먹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그러지를 못해 아쉽습니다.” 오늘도 상대원2동에는 1천 개의 바람개비가 곳곳에서 신나게 돌고 있다. 코로나 일상으로 어두워진 마음을 달래주려는 듯. 바람골 언덕에서 만난 희망이었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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