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독자마당 essay] 못난이 붕어빵이 예쁜 붕어빵이 되는 날!

윤미라 분당구 야탑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11/24 [10:09]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못난이 붕어빵이 예쁜 붕어빵이 되는 날!
윤미라 분당구 야탑동
 
딸과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겨울간식이 붕어빵이에요. 그런데 집근처에 못보던 붕어빵 파는 곳이 생긴 거예요. 워낙 좋아하는 붕어빵이라 얼른 달려갔죠. 못난이 붕어빵이라고 써있는 그곳엔 이미 초등학생 2명, 아주머니 1명이 줄서 있었어요. 맛있어서 이렇게 줄을 섰나 보다 싶어 기대를 하며 저도 줄을 섰어요.

그런데 줄이 길어진 이유를 곧 알겠더라구요. 붕어빵을 만드는 아저씨는 추워진 날씨에도 땀까지 흘리며 빵을 만들고 계셨는데 손이 어찌나 느리고 서툰지 붕어빵 하나를 만드는 데도 한참이 걸렸어요. 그러다 보니 붕어빵이 타기도 했고 덜 구워진 하얀 붕어빵이 나오고, 겨우 만들어진 빵은 꺼내다 모양이 망가지고 난리였어요. 그냥 갈까도 싶었지만 땀까지 흘리며 너무나 열심히 정성껏 붕어빵을 만드시는 모습에 차마 그냥 가지를 못하겠더라구요.

한참만에 제 차례가 되어 붕어빵을 사는데 “아유! 너무 오래 기다렸죠? 죄송해요! 처음이라 많이 서툴러요! 저 때문에 저희 집 붕어들이 많이 못생겼어요. 미안하니까 몇 개 더 드릴게요! 맛있게 드세요~~~”라며 웃으시네요. 봉투에 담긴 붕어빵들은 바삭해 보이지도 않고 모양도 찌그러진 못난이들이었지만 봉투 가득 아저씨의 진심이 담겨 있었어요.

코로나 여파로 유난히 장사하는 분들이 힘들어했던 올해인데도 겨우 한 발자국을 내미신 아저씨가 안타깝기도 하고 응원도 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시면 곧 못난이 붕어들이 예쁜 붕어들이 될겁니다. 힘내세요! 그래서 곧 그 아저씨네 붕어빵집이 대박나길 바라봅니다.

더불어 올 한 해 힘든 와중에도 열심히 애쓰신 자영업자 여러분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는 모두 좋은 일만 생기시길 바라요!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0년 12월 7일(월)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