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성남미디어센터 시민제작단 ‘태평동 사람들’ 박은희 감독이 ‘2020 SISFF(서울노인영화제)’에서 노인감독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SISFF는 전 세대, 전 세계가 함께 노년의 삶을 영화로 이해해보는 세대공감 영화축제다. 국내․해외 경쟁 부문에 모두 3,239편이 출품(역대 최다)됐고, 노인감독 부문에 ‘태평동 사람들’의 박 감독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성남 안에서도 제일 높고 가파른 언덕이지만, 예전에는 시청도 있었고 가장 번화했던 태평동. 그 역사를 기억하는 노포 상인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삶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태평동 사람들’(2019년 제작)이다. 태평동 사람이라 소개하는 박은희 감독에게 태평동은 제2의 고향이다. “태어나고 자란 마산을 떠나 성남에서 41년째 살고 있습니다. 결혼 후 태평동에서 식품대리점을 하면서 성남 곳곳 안 가 본 곳 없이 다녔지요.” 바쁜 생활 속에서도 내적 목마름이 있었는데, 우연히 찾은 성남문화원에서 영상 편집을 접한 순간 ‘아, 바로 이거다!’라고 직감했다. “영상과의 만남은 운명이었어요. 아침에 눈 뜨면 컴퓨터부터 켰고, 꿈속에서도 영상을 편집할 정도로 푹 빠졌지요.” 그동안 30여 편의 작품을 촬영했고, 수상작도 많다. ‘태평동 사람들’은 경기마을미디어축제에서도 대상을 수상했다. “사라지는 성남의 옛 모습이 참 아쉽습니다. 참 낙후되고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그 안에도 사람들의 정이 있고, 애환이 있는데… 잊었던 옛 시간들이 태평동 분들과 만나 인터뷰하면서 그땐 그랬었지, 이게 바로 성남의 역사다! 하고 살아났어요. 하나하나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없었어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리곤 했습니다.” 그 힘든 시절을 동시대에 살아냈기 때문에 촬영 내내 마음에 울림이 전해졌다. 후대의 사람들이 옛날엔, 그땐 어떻게 살았지? 하고 물을 때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만들게 돼 보람도 크다. ‘정말 기록이라는 게 중요하구나, 이런 성남의 역사를 누군가 꼭 기록해야 되겠구나’ 하고 절실히 느낀다는 박은희 감독. 앞으로도 사라져가는 성남의 옛 모습들을 기록할 계획이고, 요즘은 산성동의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다. ‘태평동 사람들’의 러닝타임은 17분. 이를 위해 4개월간 하루 10시간 이상씩 몰입해 작업하면서도 기쁘기만 했다는 그는, 천생 영화인이다. 성남미디어센터 개관 전부터 활동한 시민제작단 터줏대감이기도 하다. 미디어센터에서 장소·장비 지원, 현역 영화감독들이 현장에 함께 다니며 조언해주는 멘토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어 정말 감사하고 큰 도움이 됐다고 전한다. “저는 오로지 영상촬영과 편집이 즐거움이고, 힐링이에요. 이번에 상 받고 처음 든 생각이 인터뷰이와 시민제작단에 너무 감사하다는 거였어요. 시니어들도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은데, 20대부터 80대까지 더불어 활동하는 시민제작단의 문을 두드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극영화부터 성남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다큐멘터리까지 제작하는 시민제작단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아지길 소망합니다.” 취재 이훈이 기자 exlee1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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