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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수선으로 이웃 도와요”

분당구 구두기능인협회 금용구 회장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11/24 [11:0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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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테크노파크 상가동의 ‘상탑구두수선점’.

구두약 냄새가 밴 1평 남짓한 가게에서 능숙한 솜씨로 낡은 구두를 수선하는 ‘구두수선 봉사왕’ 금용구(63·분당구 구두기능인 협회) 회장을 만났다.
 
“봉사왕이요? … 아이구 저는 내세울 게 없는 사람입니다. 그저 제가 받은 것을 사회에 돌려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이웃과 나누며 사는 거죠.”

금 회장이 받은 혜택은 1995년 분당구청이 노점상 정비차원에서 구두기능인들에게 제공했던 1평 남짓한 구두수선점 부스와 도로점용 허가였다.

그는 젊은 시절 섬유 관련 사업에 실패한 뒤 생활의 절실함으로 무작정 구두수선일을 배웠다. 그런 그에게 구두수선점 부스와 도로점용 허가는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금 회장은 부스를 받은 분당지역 구두기능인 37명과 협회를 구성한 뒤 사회 환원에 의기투합했고 그해 말부터 이웃돕기 모금 운동을 했다.

금 회장은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행사를 못했는데 해마다 야탑역 광장과 서현동 AK플라자 광장에서 회원들이 하루 영업을 접고 구두수선과 구두닦이 거리행사를 열어 분당지역 고교생 2명에게 연간 300만 원이 넘는 장학금도 지급했다”면서 “고교 무상교육 확대로 앞으로는 대학생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25년 동안 봉사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분당구 구두기능인협회회원들이 한마음으로 같이 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가게 한쪽에 자리한 모금함 운영이 궁금했다.
 
“아, 저 모금함이요? 가벼운 수선일 경우 손님에게 돈을 받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내 품값이 들었는데 안 받기도 애매할 때 용도를 설명하고 모금함에 원하는 금액을 넣도록 권유하면 손님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채워주시더라구요.”
 
회원들은 가게마다 설치해 놓은 모금함의 성금과 회비를 모아 한 해 두 차례 분당구청에 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5명씩 조를 짜 한 달에 1∼2번씩 구두수선 재료를 들고 지역 6개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어르신들 구두를 무료로 고쳐주며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처음엔 어르신들이 돈을 받는 줄 알고 구두 굽이 다 닳은 구두도 안 벗어 주셨는데 이제는 몇 켤레씩 싸들고 오십니다.”

버려도 아쉬울 것 없는 낡은 구두를 말끔하게 고쳐드렸을 때 아이처럼 기뻐하시는 어르신 모습에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는 금 회장. 그는 그런 이유로 봉사를 멈출 수가 없다고 했다.
 
지난해 6월과 11월 야탑3동과 정자2동의 임대아파트를 찾아 구두수선 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금 회장과 분당구 구두기능인협회 회원들의 봉사활동은 현재 진행형이다.

 
취재 정경숙 기자  chung09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