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책 너머의 세상을 꿈꾸는 ‘비북스(BeBooks)’
[동네책방] 소설, 인문학, 철학을 넘나드는 책 이야기를 만나는 공간
▲ 01 비북스 02 책으로 책 너머의 세상을 꿈꾸는 비북스(BeBooks) 03 책방 여기저기 흩어져 글을 쓰고 있는 ‘금사빠’ 회원들 © 비전성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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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은 그렇지 않아도 뜸했던 발길이 올 한 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뚝 끊어지다시피 했다.
하지만 묵묵히 서가를 채우고, 지원사업에 응모해 글쓰기 강좌,강연, 메이킹 클래스를 열었고 독서모임을 이어갔다.
지원사업이 아니면 책방 고유의 색깔을 지키기가 어려운 현실이라 더 철저히 관리하고 여의치않으면 중단했다.
야탑동 동네책방 비북스(BeBooks)의 김성대 대표는 사람들을 책과 만나는 특별한 즐거움으로 안내한다.
김 대표는 자신을 책을 추천하는 ‘북티시에 (Booktissier)’라고 한다. 북티시에는 파티셰가 빵을 구워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면, 자신은 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살찌우고 싶다며 김 대표가 직접 만든 말이다.
김 대표는 소설에 미쳐 책방까지 열었다. 소설에 빠지기 전에도 치열하게 책을 읽었지만, 책을 덮으면 읽는 동안 느꼈던 감정들이 진짜였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비었다. 방전과 충전이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자신이 점점 고갈되고 있음을 느꼈다.
그 시기 소설이 눈에 들어왔고 결정적으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죄와 벌』 등을 읽으면서 인간의 근원적인 삶과 고뇌를 생각했고 세상에 새로 눈을 떴다.
소설 속 세계와 문제의식은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다. 읽다 보면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가 보인다. 현실의 나와 세계를 객관화하면서 문제 해결과 변화의 실마리를 찾는다. 소설은 몰랐던 세계, 느끼지 못했던 감정도 보여준다. 세상을 인식하는 사고가 확장되고 자아는 깊어진다.
김 대표는 자신이 경험했던 이러한 것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거기에서 또 다른 세계를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책으로 책 너머(Beyond-Books)의 세상을 알기 위해 책방을 시작했다.
김성대 대표는 소설을 읽는 방법으로 관련 있는 철학, 인문학 서적을 함께 읽기를 권한다. 소설을 더 재밌고 깊게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발효가 잘 된 책빵’, ‘마법사가 구운 책빵’ 등 책빵이라 이름 붙인 비북스의 서가에도 소설, 철학, 인문학 서적이 칸칸이 주제별로 놓여 있다. 기자는 ‘혼자 몰래 먹고 싶은 책빵’에 놓인 예술과 독립출판물들을 읽고 싶었다.
그동안 독서모임, 작가초대, 글쓰기 강좌 등 책을 중심으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는 지난해 글쓰기 강좌를 마친 수강생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글쓰기 모임에서 제4회 경기히든작가 소설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가 나왔다. 회원들뿐만 아니라 김 대표도 보람을 느꼈다.
『고양이 대왕』을 쓴 김설아 작가(야탑1동)는 올해 작은서점지원사업으로 비북스에서 7개월간 글쓰기 강좌와 독서 모임을 진행했다. 김 작가는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 문학과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비북스에서 만나 활기차고 재미있게 교류하는 모습을 봤다. 비북스가 동네책방이지만 문화공간으로서도 훌륭하다고 한다.
김성대 대표는 비북스가 좀더 많은 사람들, 다양한 생각들이 교류되는 공간이길 바란다. “책을 읽고 싶고 책으로 소통하고 싶은 시민들,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하는 모임이나 시민들은 언제라도 오시라”고 한다.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동네책방들이 자리를 지키고, 그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시민들의 일상이 더풍요로워지길 기대한다.
INFORMATION
비북스(BeBooks)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2021년 1월까지 예약제로 운영함.
성남시 분당구 매화로48번길 12-2, 지하1층(야탑동)
031-701-0760, 010-9081-0760
// blog.naver.com/cyicja1016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