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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성남행복아카데미 마지막 이야기, 경청으로 동행하기

길을 묻는 당신에게 ‘경청으로 동행하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12/29 [09:3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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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행복아카데미 강연 열여덟 번째 마지막 이야기가 열렸다.

 

주제는 ‘경청으로 동행하기’. 장재열(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 대표) 대표가 강연하는 ‘경청으로 동행하기;라는 주제로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유튜브 ‘성남TV’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장재열 대표는 저서로 『사직서에는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2017)』, 『오늘도 울지 않고 살아낸 너에게(2016)』 등 다수 있고, EBS 라디오 ‘윤덕원의 인생라디오’, ‘사물의 재발견’ 등 다수 출연했다.

 
▲  12월 28일 유튜브 '성남TV'에서 만난 장재열 강사   © 비전성남

 

그가 대표로 있는 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은 비영리단체로 19~39세 청년들에게 무료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영양사, 학원강사, 공무원, 일반 대기업 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의 20,30대 상담가들이 그동안 온라인·오프라인을 합해 4만여 명의 상담을 자원봉사로 진행해 온 8년차 상담소다.

 

장 대표는 청장년의 경우 삶에서 어떤 길을 가야 할까, 나는 왜 이렇게 방황할까 고민하는 경우도 있고, 자녀를 둔 학부모의 경우 어떤 태도로 동행해줘야 할까, 상담가의 견해에서 전해주고 싶다며 서두를 열었다.

 

화재로 7세에 동생을 잃고 트라우마를 겪으며 고2 때까지 왕따를 당했으나, 3수를 거쳐 서울대 진학, 이후 삼성그룹 입사에 성공한 장 대표.

 
▲ 고2 때까지 왕따를 당했으나 3수를 거쳐 서울대 진학, 그리고 삼성그룹 입사    © 비전성남

 

그러나 이제 꽃길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입사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6개월 정도 치료비를 썼으나 큰 진전은 없었고, 모아둔 돈도 바닥났는데 치료사 선생님이 그에게 제안을 한다.

 

바로 스스로 치료자가 돼 자신을 들여다보는 글쓰기 치료. 선생님은 비용을 받지 않고 치료과정들을 돌보고 답장을 써주기로 했다.

 

블로그를 만들어 하루는 고민을 쓰고, 다음날은 답변을 썼다. 내가 나에게 질문자가 되기도 하고, 상담자가 된 것이다.

 

6개월가량 꾸준히 작업하니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장 대표의 투병기에 공감하는 블로그 방문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후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비슷한 또래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단체를 만들게 됐고, ‘좀 놀아본 언니들’이 탄생했다.

 
▲  '나만 뒤처진 것 같다'는 청년들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재열 강사   © 비전성남

 

그는 나만 뒤처진 것 같다, 나만 절망하는 것 같다며 붕어빵처럼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들에게 개인의 노력과 힐링이 아닌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20대 청년들의 장례식에 다녀오는 일이 부쩍 늘어난 요즘은, 청년들의 고민을 매년 통계로 분석한 ‘청년 마음통계’를 발행해 사회 곳곳에 전하고 있다.

 
▲  장재열 대표는 청년의 고민을 매년 통계로 분석한 '청년 마음통계'를 발행해 사회 곳곳에 전한다.  © 비전성남

 

코로나 이전에는 고민을 말할 때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였지만, 지금은 ‘어떻게 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아요’하는 청년들. 코로나로 인해 위험한 것은 자살률이 아니라 95%, 5%라는 숫자였다.

 
▲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20,30대가 5%, 그렇지 않은 청년이 95%   © 비전성남

 

5%는 건강보험공단이나 통계청에서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20,30대 청년들이고, 95%는 그렇지 않은 청년들이다. 그러나 이 95%도 정신질환까지 가지 않았을 뿐, 우울하고 불안하며 마음건강이 1단계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요즘은 부모와 10,20대 자녀가 한 공간에 있으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좀 놀아본 언니들’에도 자녀들의 마음을 통역받고 싶은 50대 부모 방문도 부쩍 늘었다. 통역 요청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 부모는 ‘선 결과 후 신뢰’, 자녀는 ‘선 신뢰 후 결과’를 주장  © 비전성남

 

첫째, 자녀는 ‘내가 알아서 한다고!’를 외친다. 부모는 ‘도무지 저래서 되겠나?’ 하지만, 자녀는 ‘일단 나를 믿어주면 안 돼요?’를 말한다.

 
▲  부모가 청년이던 때와는 달라진 환경적 차이 인지가 필요    © 비전성남

 

둘째, 부모는 ‘선 결과 후 신뢰’, 자녀는 ‘선 신뢰 후 결과’를 주장하는데, 이것이 무한 반복된다. 그리고 부모는 요즘 애들이 뭐가 힘들어요? 하는데, 부모가 청년이던 때와는 달라진 환경적 차이를 인지하라고 당부했다.

 
▲  청년 응원을 위해서는 경청과 생각을 분리하라고 추천하는 강사  © 비전성남

 

셋째, 그들에게 필요한 응원을 위해 경청과 생각을 분리하는 것을 추천했다.

 

공기업에 취업한 딸은 너무 적은 급여에 부모님이 실망할까 봐 통장을 못 보여드리는데, 부모님은 지나치게 소비하느라 그런 것이 아닌지 오해해 서로 갈등이 깊어지는 사례 등을 예로 들었다. 

 
▲  온라인 강의를 이어가는 장재열 강사    © 비전성남

 

전 인류 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는 지금 청년들이지만, 10대와 20대에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비율은 95.1%다. 올림픽과 경제 호황 시기에 자란 부모 세대와 달리, 요즘 청년들은 어릴 적부터 IMF,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등을 겪었고, 이제는 코로나로 인해 채용이 취소되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가장 가까운 혈육이자 가장 어려운 인간관계다. 가장 어려운 인간관계에서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면, 무한한 믿음과 함께 부모세대와 다른 환경적 차이 및 자녀 마음속 불안을 인지해야 한다.

 

장 대표는 강의를 마무리하며 ‘사람은 언제 희망이 생길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희망은, 내 삶이 나아지고 있을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순간에도 나는 망하지 않는다는 안심감이 있을 때도 생긴다. 삶의 바리케이트 역할을 해주는 안심감은 부모와 지지자에게서 비롯된다.

 
▲  우리 자녀에게 필요한 것은 길을 함께 가는 지지자가 되는 것   © 비전성남

 

이전 세대 청년들은 길을 알고 달리면 꿈을 이뤘기에 길을 알려주는 지도자가 있으면 달릴 수 있었다. 지금의 청년들은 각자의 사막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청년들, 우리 자녀에게 필요한 것은 길을 알려주는 지도자가 아니라, 길을 함께 가는 지지자다. 지지자들이 오래 함께할수록 그 힘으로 청년들은 길을 찾고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성남행복아카데미는 2020년 7월 1강을 시작으로, 12월 말 18강까지 다양한 강연을 소개했다. 2021년에도 새로운 강연을 준비해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취재 이훈이 기자 exlee1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