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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설과 세뱃돈

민경화 분당구 정자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1/24 [20:5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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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과 세뱃돈
민경화 분당구 정자동
 
아이가 달려와서는 느닷없이 이번 설날에 세뱃돈 얼마나 줄거냐고 물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웬 뜬금없이 김칫국부터 마시냐고 묻자 아이는 평 소에 갖고 싶었던 드론을 사기 위해 미리 돈을 계산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할아버지가 얼마, 외할아버지가 얼마, 큰아버지가 얼마, 고모부가 얼 마… 하면서 이미 제 나름대로 계산까지 뽑아놓고 장부 정리까지 하고 있었다. 속으로 ‘그 비싼걸? 놀고 있네’ 하는 마음이 들었다. 몇 번의 설을 지내면서 아이 들에게 쥐어진 세뱃돈을 어찌 쓰는지 봐 왔던 터라 그걸 아이들 손에 그냥 호락 호락 놔둘 내가 아니었다.
 
한마디로 한두 번 속은 게 아니기에 이번에는 반드시 ‘압수’해 아이들 예금통장 에 넣어두고 일부만 빼내 문화상품권으로 바꿔주던가 책을 사줄 생각이다. ‘설날’을 어린이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는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세뱃돈 이다.
 
지금은 먹을 것이 풍족한 시대에 그러한 옛 추억과는 달리 가족 형제들을 만나 는 기쁨과 어른들에게 빳빳한 세뱃돈 받는 기쁨이 여간 큰 게 아니었다.
 
아이들이 설날을 기다려 세뱃돈 받는 기쁨을 모르지는 않지만, 나는 가급적 세 뱃돈 대신에 우리 아이들은 물론 조카들에게도 책을 선물로 주곤 한다. 아니면 아예 문화상품권으로 바꿔놨다가 그걸 줬다.
 
처음에 조카들은 책 선물을 그리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지만, 설 연휴 동안 책 장을 넘기면서 무료함을 달래기도 하고 진정으로 책 읽는 맛에 조금씩 재미있 어했다.
 
좋은 책은 감동이 있고 그 감동은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때론 한 권의 좋은 책이 그 아이의 마음을 달래주고 희망과 용기를 줄 것이다.
 
문화상품권도 좀 줘서 음반이나 공연 볼 기회도 좀 주고. 무엇보다 마음이 담긴 이런 게 현금보다는 훨씬 나아 보인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1년 2월 8일(월)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