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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essay] 탄천이여, 영원히

한상옥 분당구 구미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3/23 [12:4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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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이여, 영원히
한상옥 분당구 구미동
 
아아구! 허리야….

갑작스러운 허리통증으로 나는 허리디스크 시술을 받았다. 아직 50대, 하고픈 일도 많은데 누워서 핸드폰이나 만지작거리고 방구들을 등지고 천장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신세가 돼 슬픔에 빠질 즈음, 의사의 권유로 허리 강화에 좋은 걷기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분당에 산 지도 어언 25년이 넘어가는데 그간 일이 바빠 탄천을 온전히 걸어본 적이 없다. 2년 전 시작한 걷기운동은,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수양버들과 벚꽃 잎이 눈처럼 날리는 봄을 지나, 햇볕이 아무리 뜨거워도 탄천 수영장에서 즐거워하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여름도 지나고(작년은 이마저도 코로나 때문에 없었지만), 단풍이 곱게 물든 불곡산과 가끔 연들이 날아다니던 청명한 가을하늘과 함께하며, 흰 눈이 쌓여도 양지바른 곳에는 가끔 계절을 잊은 꽃 몽우리가 몽글몽글 피어나던 겨울을 지나,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식구들은 나에게 걷기중독이라고 한다.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나가다 보니 자주 뵙는 분들도 있는데 혹 며칠 안 보일 때는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하다.

자원봉사자의 트럼펫연주에 지나치지 않고 아낌없이 박수를 주는 분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속으로 노래를 흥얼거린다. 물속 잉어도 같이 춤을 추는 듯 빠르게 움직인다. 오늘은 더 많이 자란 느낌이 드는 건 내 착각이겠지!

이렇게 내게 건강과 희망과 용기를 준 탄천을 오래도록 가까이 두고 매일 보고 걷고 싶다. 벌써 버들강아지가 눈을 떴다. 봄처녀가 오고 있다. 나는 지금 얼른 탄천으로 마중 간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1년 4월 9일(금)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