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성남청년작가전이 올해도 성남문화재단 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막을 올렸다. 성남의 청년예술가를 발굴하고 전시 공간 지원 등을 통해 창작활동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려는 목적으로 이어지는 지역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번 2021 성남청년작가전의 첫 전시는 <박주영: 바람부는 날>로 3월 26일(금)부터 5월 16일(일)까지 진행된다.
동양화를 전공한 박주영 작가는 2017년부터 ‘바람’을 키워드로 작업해왔다. 바람과 감정을 획으로 표현한 ‘rhythm’ 시리즈와 바람에 따른 마음과 생각을 구체적인 형상이나 공간으로 구성한 ‘windwishee’, ‘wind,ow’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삶 속에서 경험한 시간의 흐름을 보존하려는 의지를 담았다. 수많은 획(劃)을 겹겹이 쌓아 표현하는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통해 시간의 축적을 형상화하고 그 속에 담긴 존재의 의미로 드러냈다.
재료를 변화시킨 작업들은 시간에 대한 조형적 실험들로 이어진다. 대형 비단을 소재로 한 작업부터 3D오브제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태어났다. 특히 기존의 평면에 국한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복합적, 입체적으로 풀어내려는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아교포수(채색할 면에 아교를 먼저 발라 안료가 잘 먹도록 하는 작업)를 하지 않아 표면이 매끄럽지 못한 비단에 그려낸 풍경을 통해, 삶의 굴곡 속에서도 온전한 나를 만들어가기까지 시간과 경험을 축적해가는 우리의 인생을 표현한다.
갤러리에 들어서자 다양한 작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장 눈에 띄는 <요새>는 소제목이 있는 여섯 개의 캔버스가 하나로 연결된 시리즈로 커다란 전설 속 요새의 정경 같지만, 세밀하게 그려진 빛바랜 풍경과 숨은 듯 보이는 작고 귀여운 동물들이 대비되며, 고독하고 처연하게 다가온다.
안쪽으로는 무채색의 세밀한 획으로 이뤄진 7폭의 대형 비단들이 고요한 숲처럼 걸려있다.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천장부터 내려오는 희미한 천 위로 쌓인 무수한 붓질들은 위치에 따라 다른 빛을 발해 걸음을 옮기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옆으로 장지에 화려한 채색의 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왜 작가는 단색이 아닌 화려한 채색을 사용한 것인지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다른 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옆 <깊이의 두께>라는 오브제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푸른빛이 도는 비단 위에 묵묵히 그린 추상적인 무늬들이 간격을 가지고 겹겹이 설치돼 몽환적인 분위기를 드러낸다.
2층에서는 현재의 연속성에서 시간뿐 아니라 공간의 존재도 인식하는 최근작 <바람 잘 날>과 특유의 색채감과 톤, 색의 조화를 통해 바람과 시간에 대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한 <Abyss>, <End of Time> 등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엄마와 전시 관람을 왔다는 원세빈(초4), 노아름(초4) 친구는 방명록을 적으면서 “오랜만에 전시에 왔는데 그림만 걸려있지 않아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그림 속 숨어 있는 동물들이 귀여웠다”라며 전시 소감을 전했다.
전시 관람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월요일은 휴관한다. 성남문화재단 온라인 사전예약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동시 입장객 수를 전체 수용인원의 30% 이내로 제한해 운영한다. 문의 031-783-8000 취재 양시원 기자 seew2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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