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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essay] 봄바람에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김정희 분당구 정자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4/21 [12:1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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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에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김정희 분당구 정자동

 

초등학교 때 딱 한 번 오빠한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당연히 오빠가 자전거 뒤를 잡고 따라올 줄 알았는데 아무리 오빠를 불러도 대답이 없자 이내 넘어졌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세월이 흐르고 언제부터인가 자전거 타기는 내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됐고 드디어 60의 나이에 자전거에 재도전하게 됐다. 퇴직하면 배우려고 몇년 전에 연락처를 저장해 둔 자전거연합회 강사님께 전화를 걸었고 드디어 강습 시작!

 

기어 조작은 물론, 타고 내리기도 서툴던 내가 한 달도 안 돼 어느 벚꽃 흩날리던 날 힘껏 자전거의 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됐다. 정자교에서 출발해 이매교를 지나 청계산 입구까지 왕복 약 42km를 달리며 또 다른 나와의 싸움을 한다.

 

평소 강물과 하천을 좋아하던 나는 흐르는 물길을 따라 달리는 기분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돌아오는 길, 어디선가 새끼 노루가 뛰어 내려오더니 탄천을 따라 펄쩍펄쩍 점프를 하고 이에 나도 질세라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강원도 산골도 아니고 제주도 숲길도 아닌 탄천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니 보고도 잘 믿기지 않는다. 성남시민이 아닌 다른 도시민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반응이 어떨지 자못 궁금해진다. 노루가 가고 나니 이번엔 꿩이 특유의 투박한 목소리로 나를 반긴다. 여름에는 뱀도 자주 출몰한다고 하니 놀라지 않도록 미리 조심해야겠다.

 

누군가 60을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자 황금기라 했듯이 나는 이제 황혼이 아닌 최고의 황금기에서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봉사하며 아름답게 살아가려한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1년 5월 7일(금)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