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내 개봉된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의 원작자이자, 『구해줘』(밝은세상, 2005)를 비롯해 이후 출간되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최신작 『인생은 소설이다』(밝은세상, 2020)는 기존의 로맨스 판타지에 미스터리 서스펜스 스타일이 가미된 작품이다.
액자소설의 형태를 지닌 이 작품은 로맹이라는 작가와 그가 쓰고 있는 소설 속 주인공 플로라의 이야기를 거울의 양면을 오가듯 현실과 픽션의 세계를 넘나들며 들려준다. 로맹과 플로라, 두 작가의 이야기가 중심인 만큼 작품의 창작 과정과 그 속에 담긴 작가의 고뇌, 등장인물과 작가의 관계에 대해서도 살짝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소설 속 사건은 플로라가 딸과 함께 집으로 돌아와 숨바꼭질을 하던 중 딸이 사라져버리면서 시작된다.
숨바꼭질 바로 전 플로라가 턴테이블에 올린 레코드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 2악장으로 사랑스러운 모녀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배경에 흐르는 라벨의 미스터리한 음색으로 인해 앞으로 무언가 알지 못할 비밀스러운 일이 벌어질 것을 예감하게 된다.
드뷔시와 함께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 라벨(1875~1937)은 ‘인상주의’라는 이름표가 붙는 작곡가다.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 달빛에 어른거리는 물의 요정, 화려한 이국적 풍경, 우아한 왈츠, 과거에 대한 향수등이 느껴지는 작품들의 인상주의적 색채에 미국 재즈향취가 가미된 <피아노 협주곡 G장조>는 라벨의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로, 클래식 음악의 깊이보다는대중적 즐거움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3개의 악장 중 소설 속에 등장하는 두 번째 악장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선율 속 미세하게 변화하는 분위기가 특징적이다. 소설 속 두 작가 로맹과 플로라의 삶이 유사한 듯 미세하게 다르며 한 삶 속에서도 다양하게 변화하는 인생의 신비함을 말해주는 듯하다.
책을 덮으며 인생이란 결국 내가 쓰는 나의 소설이라는 생각이 여운처럼 남는다. 기욤 뮈소의 소설과 함께 아직 백지상태로 남은 한 해의 반은 작가의 마음으로 써 내려가 보면 어떨까?
※ 유튜브에 ‘비전성남 책속선율 인생은소설이다’를 입력하면 관련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책 『인생은 소설이다』는 성남시 전체 도서관에서 보유 중이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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