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아빠의 고민 임광복 수정구 단대동
잘생긴 것도 경쟁력이라고? 작년에 대학에 들어간 딸내미가 지난달 초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아빠, 이번 여름방학에 나 성형수술 시켜줘.” “엥? 미스코리아 뺨치는 네 얼굴에 칼을 댄단 말이야? 옳지 않은데…”라며 정색을 했더니 아이는 다시 채근한다.
“아빠, 나 코 수술 꼭 하고, 안면윤곽술도 하고 싶어. 요즘은 취직이든 뭐든 일단 잘나고 봐야 돼. 오죽하면 남자들까지 꽃미남 타령이겠어? 남자들도 수술 많이 한다니까. 아빠~ 히잉~~”
약간 과장하면 친구 중 쌍수(쌍꺼풀 수술)는 안 한 아이를 찾는 게 더 빠르고, 코 높이고 눈 크게 하고 안면윤곽술까지 하면 얼굴이 확 달라진다나 어쩐다나.
‘신체발부 수지부모’를 되뇌는 구세대 정도는 아니건만 왠지 자식 몸에 칼을 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심란해졌다. 누가 자식을 이기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자며 대충 얼버무리고 이야기를 마쳤다. 결국 수술을 해줄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하니 길거리에서 사람을 마주칠 때마다 ‘저 사람 눈은 한 걸까, 안 한 걸까. 참 자연스럽게 잘됐네. 어디 가서 했을까?̛ 궁금해졌다.
가끔 신문에 나오는 기업 인사담당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잘생긴 외모에 호감이 간다”고 하니 잘난 외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맞나 보다.
자식이 성형수술을 해서라도 만족스러운 외모를 만들고 그것이 자신감 있는 삶에 도움이 된다면 받아들이는 것이 오늘날 부모들이 마주할 수밖에 없는 선택인 듯하다.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세월의 변화 아닐까.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1년 7월 5일(월)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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