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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성남] 웰메이드 서비스 ‘책vs책’, ‘시민 북큐레이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7/23 [12:1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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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좀 풀 줄 아는 사서들의 서평 대결! 하루 만에 동난 북키트!

시민과 시민이 책으로 연결되고 책과 책이 영상에서 만나는 공공도서관 현장을 소개한다.

 

 

책vs책, 책들은 어떻게든 만난다!

 

“시민서평단 S님이 소개한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는 소확행이나 욜로 같은 행복론이 행복산업이 만들어낸 가짜 행복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생존 불안에 쫓겨 행복 경쟁을 하기보다는 생존 불안을 느끼지 않는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책의 핵심이다. 참다운 행복은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이기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누가 감히 이 아름다운 대전제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 정반대되는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각자도생 사회』를 권한다. 이 책은 타인을 향한 어설픈 책임감을 짊어지지 말라고 한다. 여기에서 타인은 가족을 가리킨다. 어설픈 책임감을 짊어지지 않기 위해, 정확하게는 덜 짊어지기 위해… (중략)

 

오늘 소개한 책이 여러분이 행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사서의 행복이란 그런 것이다.”

 

- EP.11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 vs 각자도생 사회’ 중에서

 

 

분당도서관은 올해 1월부터 유튜브 채널 ‘분당도서관TV’에서 사서들이 직접 출연하고 제작하는 영상 서평프로그램 ‘책vs책’을 운영 중이다.

 

책vs책은 도서관 시민서평단이 추천하는 책 한 권과 사서들이 선정한 짝꿍책 한 권을 1+1으로 엮어 함께 소개한다. ‘책들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 있다’를 모토로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두 권의 책이 주제에 따라 하나로 묶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7회까지 진행한 시즌1은 유책(유향숙 사서)과 송책(송혜민 사서)의 서평 대결. 책의 주제와 특징, 차이점과 공통점, 시민서평단원의 한 줄 서평, 책에서 뽑은 구절까지 10분 남짓에 알차게 담았다. 시즌2는 사서들의 영상 편지와 에세이로 운영 중이다.

 

기자는 『죽은 자의 집 청소』와 『카트 읽는 남자』를 분석한 1화 ‘진실이라고 쉽게 말하지 말아요’와 노동과 삶에 대해 솔직히 고백하는 10화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 VS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가 인상적이었다.

 

책 선정, 두 권의 책을 아우르는 주제와 보조 테마 선정, 스토리 구성까지 사서들의 세심한 노력과 수고를 느낀 시민들은 ‘흔한 북튜버들과는 다른 개성이 느껴진다’, ‘혼자였다면 쉽게 찾지 않을 책, 이번에도 또 도전해보겠다’는 응원 댓글을 보냈다. 다른 지역 도서관 관계자들도 격려 전화를 주고 있다.

 

책vs책을 제작하는 서솔 사서는 “시대에 맞는 독서정보 제공, 비대면 서비스 강화와 함께 도서관도 웰메이드 서비스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공공기관 영상 같지 않은 새로움이 좋다는 소감이 있었는데, 책vs책이 공무원의 역량에 대한 선입견에 약간이나마 균열을 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시민 북큐레이터들이 추천하는 북키트

 

『정원가의 열두 달』은 체코 작가이자 정원가인 카렐 차페크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원가의 기쁨과 걱정거리들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정원을 가꾼 그의 형 요제프 차페크의 일러스트는 책을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귀여움을 담당하죠. 만약 우리가 정원가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언젠가 무척추동물처럼 척추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영화 ‘타샤 튜더(Tasha Tudor: A Still Water Story, 2017)’도 추천합니다. 『정원가의 열두 달』은 각종 식물들을 지면으로 만났다면 ‘타샤 튜더’는 편안하고 아름다운 영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 판교도서관 시민 북큐레이터 정경희

 

 

이어서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를 추천하며 어린이북키트 1번과 2번을 함께 읽으면 감상이 더욱 풍성해진다는 활용 방법까지 알려준다. 알뜰살뜰 꽉 채운 서평은 판교도서관의 ‘성인북키트 #3’ 소개글이다.

 

판교도서관은 올해 3월 ‘시민 북큐레이터가 추천하는 북키트 대출’을 시작했다. 시민 북큐레이터 회원들이 주제별 추천도서를 3권, 6권 등 다양한 묶음으로 선정하면, 도서관은 도서를 새로 구입해 북키트를 제작한다.

 

어린이북키트는 대출 시작 하루 만에 모두 대출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으며 현재도 대출률이 높다. 성인북키트는 어린이북키트에 비해 대출률은 낮지만 시민들이 로비에 전시된 북키트 선정 도서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북키트 전시도 시민 북큐레이터 회원들이 직접 꾸민다.

 

시민 북큐레이터 회원들은 2020년 가을 판교도서관이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독서문화 조성을 위해 운영한 ‘시민 북큐레이터 양성 과정’을 수료했으며 올해 초 판교도서관과 함께 북키트 대출 계획을 수립했다. 시작(3월), 힐링(6월), 행복(9월), 감사(12월)를 주제로 선정하고, 다시 주제별로 키워드를 정해 책을 추천한다.

 

시민 북큐레이터 회원들이 추천하는 주제별 도서는 연령별 추천도서와 달리 이용자들이 상황과 목적에 맞는 도서를 선택할 수 있다. 구체적인 책 소개와 활용방법까지 함께 제공돼 관심 주제에 대해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시민 북큐레이터 회원들은 올해 9~12월 진행되는 북큐레이터 심화 과정에서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