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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터미네이터 오상욱을 만나다

2020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8/25 [15:1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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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펜싱 사상 최초로 올림픽 단체전 2연패를 달성한 남자 사브르 대표팀.

 

구본길(32), 김정환(37), 김준호(27)와 함께 이탈리아를 압도하고 펜싱 역사를 새롭게 쓴 어펜져스(어벤져스와 펜싱대표팀을 합해 만든 단어)의 막내이자 꽃미남 검객으로 유명한 성남시청 소속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오상욱(24) 선수를 만났다.

 

 

금메달리스트가 된 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데 실감하시나요? 요즘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계시나요?

요즘 많이들 찾아주셔서 조금 실감하고 있습니다. 축하연락도 많이 받았고, 특히 가르쳐주시던 선생님들께 축하와 칭찬 전화를 많이 받아 더 뿌듯했습니다. 올림픽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방송 등 다양한 곳에서 불러주셔서 조금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국가대표를 뽑는 대회를 다시 앞두고 있어서 조금씩 훈련도 하고 있구요.

 

원래 몬스터라는 별명도 있었고, F4, 어펜져스 같이 이번에 생긴 별명도 있는데 오상욱 선수는 어떤 게 가장 맘에 드시나요?

제 개인 별명으로는 터미네이터라고 불러주시는 게 제일 마음에 들고, 저희 단체전 4명에 붙여주신 어펜져스라는 별명도 너무 맘에 듭니다. 초자연적인 파괴력을 가진 액션히어로이기에 그만큼 경기를 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 펜싱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브르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나요?

축구를 엄청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축구를 할까 펜싱을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더울 때도 축구는 야외에서 계속 뛰어다녀야 하지만 펜싱은 더우면 실내 에어컨 밑에서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린 마음에 시작했습니다. 모교인 중학교 펜싱부에서 배울 수 있는 분야가 사브르여서 선택의 여지 없이 시작하게 됐지만, 배우면서 다리를 쭉 뻗는 동작 같은 것들이 너무 멋져 보였고, 빠르고 공격적이라 점점 새롭게 느껴지는 매력에 빠지게 된 것 같습니다.

 

성남에서 활동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오상욱 선수에게 성남은 어떤 의미인가요?

무척 감사한 곳입니다. 대전에서 활동하다 성남시청으로 오게 된 지 이제 3년 차가 돼 가는데, 선수로서의 제 가치를 많이 인정해주시고 장비나 물질적으로도 여유롭게 운동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남녀 실업팀이 같이 있는 유일한 곳이라 펜싱팀 전체 분위기도 좋아서 잘 적응하고 발전한 것 같습니다.

 

성남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응원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시합하면서 큰 힘이 됐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조심하시라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코로나를 겪어 본 사람으로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지 잘 알아서 지금도 엄청 조심하고 있습니다. 성남시민들께서도 답답하시겠지만 조금 더 같이 힘내고 노력하자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펜싱선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기가 얼마나 펜싱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메달이라는 목표에만 집중해서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즐기면서 할 때 더 좋은 성과가 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그는 192cm의 훤칠한 키에 빼어난 순발력과 스피드를 동시에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4년 넘게 준비해 온 올림픽을 넉 달 앞두고 코로나 판정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근육마저 빠져버린 상태에서 자신을 뛰어넘기 위한 훈련을 다시 시작한 투지 강한 선수이기도 하다.

 

남자 사브르 세계랭킹 1위 오상욱 선수가 더욱 굳건하게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마음으로 응원한다. 우리나라는 오상욱 보유국이다.

 

※ 사브르 현대 펜싱 세 가지 종목 중 하나로, 기병들이 사용하던 무기에서 유래한 검 사브르를 사용한다. 팔과 머리를 포함한 상체가 공격 범위로 찌르기 외 베기도 허용된다.

 

취재 양시원 기자  seew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