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과거를 알려면 박물관에, 현재를 알려면 시장에, 미래를 알려면 도서관에 가보라’고 한다.
8월 31일 (재)도서문화재단씨앗(seeart)은 청소년전용공간을 갖춘 청소년 중심 공공도서관 ‘라이브러리 티티섬(tTsome)’을 개관한다.
청소년기는 자신의 관심과 취향을 알아가며 삶의 방향을 잡아가는 시기지만, 청소년들이 하고싶은 것을 해보고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은 드물다. 씨앗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공의 공간이자 문화공간인 도서관이 청소년들의 그런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티티섬을 기획했다.
티티섬 컬렉션은 청소년들이 경험을 넓혀 관심사를 찾고 키워갈 수 있도록 책뿐만 아니라, 영상, 장비·기기, 재료·작업물, 온라인 자료, 사람·강연 등이 기획 의도에 따라 유기적으로 혼합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책은 티티섬 곳곳에 스미듯 비치돼 어디서나 마주친다. 상상한 것을 만들다가도 필요하면 이동하지 않고도 바로 책을 펼칠 수 있다.
티티섬 공간은 테마 존(Zone)으로 구성하고 존안의 공간은 쓰임새를 규정하지 않아 상황에 따라 변경 가능하다.
9~12층 중 10층 일부와 11층의 청소년 전용 존은 청소년들이 ‘해야 한다’보다는 ‘하고 싶다’에 집중해 폭넓은 경험을 쌓고 심리적으로 안전하게 느끼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10층에는 다양한 재료와 장비로 상상하는 것을 만들어 보는 ‘티티랩’, 낙서와 페인트칠이 가능한 ‘더티랩’, 춤을 추고 음악을 듣고 영상을 찍을 수 있는 ‘티팟’, 한 발 한 발 땀나는 ‘티티비티(클라이밍존)’와 모두의 부엌을 조성했다. ‘더티랩’은 개관 전부터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계단으로 올라가는 11층은 트윈과 틴의 공유공간을 중심으로 좌우에 트윈(tween, 12~16세)존과 틴(teen, 17~19세)존이 있다. 트윈 존은 기대서든 누워서든 맘껏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고,틴 존은 책을 중심으로 따로 또는 같이 독서나 공부, 활동이 가능하다. 캠핑을 주제로 꾸민 공유공간은 캠핑의자, 해먹, 빈백 등에서 자유롭게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 티티섬을 개관 전 미리 경험한 베타테스터들은 낯선 만남인데도 이 공유공간에서 성별과 나이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이 모습은 티티섬 운영자들에게도 특별했다.
9층은 모임, 강연, 공연 등 다양하게 활용하는 라운지, 홀, 카페, 청소년들이 제작하는 작품을 전시·판매할 상점, 일부 작물을 기르는 텃밭으로 구성됐다. 12층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가와 예약 사용할 수 있는 모임 공간이 있다.
티티섬은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인근 청소년들과 다양한 형태의 인터뷰와도서관 탐방 등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티티섬은 청소년들이 건축가, 운영자와 동등하게 참여하도록 노력했고, 의견을 어떻게 해석하고 반영하고 있는지를 공유했다. 이 과정은 청소년들에게주인의식과 책임감으로 이어졌고 운영자들과 신뢰도 형성됐다.
티티섬 프로그램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내가 정한다’는 티티섬의 매니페스토와 연결되는 패시브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이용자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티티섬은 단순히 의견 반영이 아닌 청소년들이주체가 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제안게시판을 운영하고 청소년 운영위원회를 모집할 계획이다.
베타테스터들은 ‘가장 좋았던 건 사람이다’ ‘다른 연령대와 만날 수 있는 것, 운영자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들이 좋았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티티섬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이용자와 운영자가 함께 콘텐츠를 발견하고 서로 제안하며 탐구하는, 일상에서 편하게 머물면서 경험의 폭을 넓히는 공간이 되기 위한 실험을 지속할 것이다.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사진 포토그래퍼 김동규
INFORMATION 라이브러리 티티섬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광명로 120, 9~12층(성남동, 대연빌딩) 031-753-1219, www.ttsome.org/ @ttsome.kr 오후 1시~오후 9시(월·화요일,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 휴관)
※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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