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 추석을 며칠 앞두고, 삼평동 봇들마을 6단지에서 송편만들기 행사가 열렸다.
성남시마을만들기 주민제안 공모사업으로 아띠나눔 공동체, 삼평동 6단지 마을자치회, 층간소음관리위원회가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현수막 홍보와 방송을 듣고, 올해는 “우리집 송편을 아이들과 직접 만들어 보겠다”는 삼평동 자녀들이 있는 50가정이 행사 참여를 신청했고, 방역소독과 열체크를 하고 개인 돗자리를 준비했다.
삼평동 아띠나눔 공동체는 김미화·이종애 대표가 공동대표로 활동한다.
“미리 참여 신청을 받고, 아침 방송을 하고, 회원들이 모여 반죽을 미리 해 놓았어요. 우선 자녀가 있는 가정을 신청받았어요. 한 가정에 나눠 줄 분량만큼씩 비닐에 담고, 참깨를 볶아 설탕과 섞어 소를 준비했어요. 이렇게 주민들의 반응이 좋을 줄 몰랐어요. 다둥이 엄마들은 오전에 재료를 찾아가고, 모두 70여 명이 참여한 것 같아요”라며 바쁘게 움직였다.
모두 함께 모여 앉아 송편을 빚겠다는 계획은 코로나19 심각 단계로 방법을 달리했다.
혼자 사는 어르신 댁에는 미리 송편을 전달해 드리고, 단지 내 미화원들과도 송편 나눔을 했다. 신청한 가족들은 재료를 받아가서 집에서 만들어 찐 송편 사진을 올려 주기로 했다.
최소한의 가정이 현장에서 송편을 빚었다. 삼평동 6단지 아파트 분수광장으로 돗자리와 쟁반을 준비한 주민들이 자녀들과 마주 앉았다. 어린이도 송편을 만들겠다고 고사리손으로 반죽을 꼭꼭 쥐었다 놓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엄마 손을 쳐다보다 포즈도 취해 준다.
대학생 딸과 함께 송편을 빚는 주민 김해화 씨는 “방송을 듣고 신청했어요. 그동안 송편을 사 먹다가 올해는 내 손으로 빚은 송편을 먹기 위해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서 딸과 함께 처음 참여했는데, 송편 찌면 맛있을 것 같네요”라며 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송편을 정성 들여 빚는다.
92세 윤종임 어르신은 주민들 송편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내 송편 모양 보여 줄까?” 하며 손수 반죽을 떼어 시범을 보여 준다. “난 노래도 잘해. 경로당 노래자랑에서도 1등을 했어. 마을축제에서도 상을 타고, 가는 데마다 1등이여! 1등!” 삼평동 축제의 꽃이라고 옆에 있던 주민이 일러준다.
임옥재(삼평동 14통) 통장은 분당 뮤젠심포니오케스트라, 윈드오케스트라에서 트럼펫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송편 이쁘게 만들기로 소문났다고 한다. 송편을 만들면서 나누는 대화들이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지만 모처럼 만난 이웃들은 송편을 빚으면서 즐겁다.
아띠나눔 공동체는 꾸준히 공모사업을 하고 있는 마을공동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종애 대표는 “청·장년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소통하고, 시끌벅적 모여 밑반찬을 만들어 배달하기를 어느새 6년째 하고 있어요. 서로의 재능을 기부하고, 봉사하면서 소통하는 마을공동체로서 그 역할을 해 나가고 있지요. 3060세대가 어울려 육아로 지쳐가는 세대를 60대가 아우르며 서로 존재의 가치를 높여주고 상생의 길을 함께 걸어가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아띠’는 좋은 친구라는 순우리말이다. ‘아띠나눔’ 공동체는 마을에서 함께 성장하면서 서로에게 작은 기쁨이 돼 준다. 송편 소의 달고 고소함처럼 마을에서 깨가 쏟아지는 함께하는 공동체로 성장해가기를 응원한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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