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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essay] 꽃무릇을 기다리며

손현정 분당구 서현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9/29 [09:4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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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실내운동이 어려워진 요즘, 나는 집 근처 중앙공원을 걸으며 운동하고 있다.

 

유달리 더웠던 여름이 끝을 보일 즈음 한두 개씩 먼저 핀 꽃무릇을 보니 이제 곧 가을이 오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작년 가을에 본 꽃무릇의 아름다웠던 모습이 떠올랐다.

 

코로나19가 심각해져서 멀리 여행 가기보다 집 근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니 이렇게 예쁜 꽃들도 보게 됐다며 기뻐했다.

 

작년 추석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우리 가족은 명절을 간소하게 보낸 뒤 중앙공원을 산책했다. 산책하다 마주친 활짝 핀 꽃무릇은 레드카펫을 깔아 놓은 것처럼 아름다웠다.

 

중앙공원 근처에서 산 지 7년이 다 돼 가도록 만개한 꽃무릇의 모습을 제대로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9월에서 10월 사이 꽃부터 먼저 피는 꽃무릇의 특성상 개화 시기를 맞춰 중앙공원에 가지 못하면 보기 어렵기에 가까이 살아도 그 시기를 놓치기 쉬웠다.

 

우리는 때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었거나 겪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꽃무릇을 포털사이트 백과사전에서 검색해보면 주요 서식지는 사찰이나 나무 많은 곳의 그늘진 곳이다. 꽃무릇은 그늘에서 피는 꽃이다.

 

그늘에서도 이렇게 아름답고 우아하며 화려한 꽃이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은 지금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우리에게 적잖은 위로와 위안을 준다.

 

올해도 나는 꽃무릇이 주는 위로와 위안, 그리고 긍정의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중앙공원 꽃무릇 서식지를 가고 싶다.

 

나에게 성남은 희망으로 가득한 곳이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1년 10월 8일(금)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