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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essay] 성남시민인 게 자랑스러워요

신재민 분당구 운중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9/29 [09:4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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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으로 이사와 산 지 9년 가까이 되는데 현재의 아파트에는 작년에 이사를 왔다. 이사하자마자 우리 부부는 아이가 피아노로 입시 준비를 하고 있기에 아래위층 주민들에게 찾아가 우리 집 사정을 이야기했다.

 

아이가 피아노를 좀 하는데 한밤중에 잠잘 때는 연주를 안 하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온 저녁에 약간 피아노 연주해도 되겠냐고 미리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두 이웃은 흔쾌히 좋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이 가족들은 그 피아노 소리가 시끄럽다는 생각은 안 했다. 입시를 치러야 하는 아이의 일생이 걸린 일 아니냐며. 

 

이렇게 고마울 데가! 그 이웃들과 우리는 지금도 흉허물 없이 이웃하며 지낸다.

 

얼마 전 일이다. 서울에 사는 친구가 갑자기 딸내미의 피아노 때문에 이사를 했노라고 전화했다. 이유는 뻔했다.

 

친구는 딸이 피아노를 전공하게 될 것 같고, 특히 밤에 잠자리 들 때는 절대 연주하지 않을 것이며, 토요일과 일요일 한낮에만 할 것이니 양해해 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했으나 아래위층은 절대 안 된다며 막무가내였다고.

 

결국 친구는 다른 아파트로 이사 갈까 하다가 그곳에서도 똑같은 소리 들을 게 뻔하고, 피아노는 하루 이틀 연주할 게 아니라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는 날까지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라 아예 일반주택으로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는 우리 아파트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이웃집 피아노 소리를 굳이 마다하지 않은 이웃들, 그리고 미리 약속한 거 다 지키면서도 꼬박꼬박 양해를 구한 우리 집.

 

피아노에 관한 두 가지 경우는 우리가 도시생활을 하면서 이웃 간에, 서로 간에 어떻게 배려하고 어떻게 하는 게 더불어 살아가는 건지, 어떤 게 역지사지인지 잘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이웃에 대한 배려가 넘치는 성남이 좋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1년 10월 8일(금)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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