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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살까지 봉사하고 싶다!"

  • 관리자 | 기사입력 2010/11/23 [15:2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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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전대판씨… 자원봉사 까치통장에 담은사랑! 12,000시간


2010년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 그리 멀지 않았다. 
이때쯤 성남의 자원봉사자들 중 가장 많은 봉사기록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손바닥만한 자원봉사은행 ‘까치통장’ 속에 1만2천여 시간의 열정과 사랑을 적립한 주인공이있다.

전대판(77·사진 가운데) 어르신이 컴퓨터 동아리 반을 지도하고 있는 태평3동 주민자치센터를 찾았다.
대한노인회성남시 수정구지회 태평3동 제2경로당 노인회 회장이며, 회장 임무 외에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컴퓨터를 가르시고, 한문『사자소학』을 가르친다. 1남3녀를 모두 출가시켰다. 

“우리 아들이 소년소녀 가장을 돌보는 장기봉사를 하는 것을 보면 꼭 나를 닮은 것같다”며 웃는 모습이 참 건강해 보였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부모님께서 이름도 오사카의 도시이름 “대판”으로 지어 주셨다고 한다. 부모님이 먼저 한국으로 오시고, 전대판 어르신은 일본에서 5년제 중학교를 졸업하고 5년 뒤에 김제에 와서 머물면서 낮이면 농사를 짓고 밤이면 글을 읽으며 주경야독한 덕분에 삼남일보·전북일보에 소개되기도 했다고 자랑한다.

성남에 온 지는 43년이 됐지만 2002년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해 2004년에는 외국인자원봉사단 일본어 팀장으로 일본 다문화가정에 한글을 지도했다. 

얼마 전만 해도 태평1,2,3동 어린이집에서 한복을 입고 의관을 갖추고 한자를 가르치다가 지금은 태평3동(동장 조병상) 주민자치센터와 인연을 맺고, 어르신 컴퓨터 반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한다.

태평3동에 사는 이산월(70) 씨는 아는 분의 소개로 지난여름부터 컴퓨터를 배우게 되었는데 요즘 타자연습을 한다. “기계 대하기가 겁이 나서 생각도 못했는데 선생님께 컴퓨터를 배우고부터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경로당에서 총무를 맡고 있는 이판철(73) 어르신은 “이제는 노인도 업무를 보려면 컴퓨터를 알아야 해서 컴퓨터를 배운 지 2개월 됐는데 이렇게 신통 방통 할 수가 없다”며 무척 신기해한다. 

어디 가서 이런 아름다운 시를 구경이나 하겠느냐며 이해인 님의 시 ‘사랑하는 사람이기보다는’을 연습하며, 선생님께서 너무나 재미있고 폭넓게 가르쳐 준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86세 된 강경희 씨가 컴퓨터를 배우니까 자손들이 좋아해서 딴 세상을 사는 것 같다고 하실 때 정말 보람이 있었다며, 컴퓨터 지도에 대한 긍지가 대단하다.

어르신은 요즘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60세 이상 어르신께 주어지는, 수정구청장이 인증해 주는 컴퓨터 인증제(현재 12명 인증) 도전을 위해 금년에도 2명이 열심히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120살까지 건강하게 컴퓨터 지도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앞으로 우리 인간에게 120살은 누구든 꿈꾸어 볼 수 있는 희망의 나이가 아닐까.

태평3동 주민자치센터 729-5710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