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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성남을 그리다] 리모델링과 도시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성남

신동우 아주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12/23 [22:5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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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역사와 전망

우리가 알다시피 1970년대부터 시작된 성남이 오늘의 분당과 판교밸리까지 포함하는 대도시로 성장해 온 그 50여 년의 도시 역사는 우리의 어려웠던 시절과 그 이후의 경제성장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즉 역사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 300불 시대에 시작된 성남은 7천불 시대에 신도시로 탈바꿈했고 2만5천불 시점에서는 판교밸리의 시대를 열었다.

 

이렇게 성남은 우리의 시대적인 아픔과 경제성장의 자부심이라는 양면을 가지며, 우리 도시 역사에서 보면 길지 않은 기간에 드라마틱한 반전의 역사를 가진 매우 흥미진진한 도시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이 도시가 앞으로 지향하고 가꾸어 가야 할 가치를 설정하는 일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며, 도시의 미래 가치를 어디에서 구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보존과 개발, 그리고 리모델링

성남은 그 지리적인 이점으로 인해 수도권 어느 도시보다도 성장과 발전의 잠재력을 가진 도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도심과 신도심 간의 도시 환경적인 격차가 심각한 수준으로 도시의 경쟁력 제고에 장애가 되고 있다. 철거 후 재개발·재건축은 세월이 지나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철거된 공간의 역사와 문화는 다시 되돌리기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7천불 시대에 공급된 분당의 마을들이 준공 후 3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의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시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성남시가 발벗고 나서고는 있지만, 마을은 온통 수익성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국가의 정책지원은 정치적 환경으로 인해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주택의 성능을 개선하는 ‘리모델링’의 의미와 역할을 도시 사례를 통해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지속 가능성의 사례와 리모델링

 

리모델링그리스의 작은 섬마을 산토리니, 거기에 무엇이 5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을까? 50만이 안 되는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피렌체, 어떻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이 됐을까?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유수한 대학들, 100년 이상 캠퍼스 이미지를 보존하며 어떻게 첨단 시대의 학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분명한 것은 도시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의실체가 물리적인 공간과 시설이 얼마나 현대적인가와 크게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도시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도시가 가진 콘텐츠의 매력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음식이 담긴 그릇보다는 음식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도시의 콘텐츠를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들을 보면 대부분 그 콘텐츠에 담겨 있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가 그 도시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한순간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와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과 시간을 수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도시와 대학의 이미지, 그럼에도 지킬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 그 원동력에는 ‘리모델링’이라는 건축가와 공학자들의 피땀 어린 역할이 항상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성남시민들과 함께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