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되면 유난히 설레는 마음으로 어느 하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을 듯하다.
일 년 중 가장 낭만적이라 여겨지는 이 날. 로마시대 군단병 결혼 금지법을 어기고 사랑하는 연인들의 결혼을 성사시켜 주었다 처형당한 발렌티노 신부를 기리기 위한 축일에서 기원해,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며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 된 이 날. 바로 밸런타인데이(2월 14일)다.
사랑을 얻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려는 순수한 마음에 상업적 마케팅이 파고들어 언제부턴가 ‘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 주는 날‘이 돼 버렸다.
초콜릿의 달콤함이, 없던 사랑의 마음도 끌어내 준다면 좋으련만, 초콜릿이 사랑의 묘약이 아님을, 사랑의 묘약은 신화 속에만 존재함을 알면서도 매해 밸런타인데이가 초콜릿데이가 되는 것은 사랑에 빠진 자의 심리를 잘 아는 상인들의 승리라 할 수 있다.
클래식 음악 중 이처럼 사랑에 빠진 사람의 심리, 상술, 초콜릿의 관계가 코믹하게 담긴 오페라가 있다.
19세기 이탈리아 작곡가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은 사랑에 빠진 시골 청년이 약장수에게 속아 사랑의 묘약인 줄 알고 산 싸구려 포도주를 마시고 벌어지는 일들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벨칸토 오페라로 분류되는 <사랑의 묘약>은 ‘아름다운 노래’를 뜻하는 ‘벨칸토(bel canto)’ 스타일답게 화려하고 감동적인 선율의 아리아와 익살스럽고 재미난 줄거리를 지니고 있어 클래식 오페라에 입문하기 좋은 작품이다.
오페라에 나오는 여러 아리아들 중 시골 청년 네모리노가 2막에서 부르는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Una furtiva lagrima)’은 벨칸토 테너 아리아의 진수를 보여주는 곡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파바로티,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를 비롯해 많은 세계적 테너들의 목소리로 감상할 수 있다.
빈대·벼룩도 없애고, 주름살도 펴주며, 가슴앓이·속병·기침·재채기·히스테리·광증도 고치고, 뚱뚱보·말라깽이에도 효과가 있는 만병통치약이 단돈 3리라라며 마을 사람들에게 열심히 약을 파는 약장수의 장면을 비롯해 재미있는 장면이 많은 작품이다.
클래식 오페라에 입문하고 싶은 분들에게 ‘나의 오페라 플레이리스트’ 1번으로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을 추천한다.
유튜브에 ‘비전성남 오페라이야기 사랑의묘약’을 입력하면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과 오페라 전곡 영상을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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