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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신나는 실버 - 음악으로 즐기는 캄보밴드 ‘블랙 샌드(Black Sand)’

  • 관리자 | 기사입력 2010/12/21 [11:2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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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바~빠바~빰 머나먼 남쪽하늘 아래 그리운 고향~~

신나는 곡조에 몸을 맡기며 각자 악기 하나씩 들고 온몸으로 연주하는 7명의 사람들. 연륜이 있어 보이는 이들은 분당노인종합복지관(정자동 주택전시관 뒤) 내에 결성된 실버밴드 ‘블랙샌드’ 팀원들이다.

‘비 내리는 호남선’, ‘장미’, ‘You′re My Sun shine’ 등 빠르게 돌아가는 음악 속에 흔들흔들 발 박자 소리가 흥겹다.

마른 체구의 황인복(남·65·테너색소폰) 씨는 고등학교 때 밴드부였다. “이 나이에 친구들하고 술이나 마시고 고스톱이나 칠 텐데, 이곳에 와서 신나게 즐기고 가니 밤에 잠도 잘잡니다.”

최상준(남·66·알토색소폰) 씨는 “혼자 연습하다 보니 합주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곳에 합류하게 돼 무척 설렌다”며 기대감에 넘친다.

알토색소폰을 멋들어지게 불고 있는 황은식(남·75) 씨. “소리가 좋았어! 복지관 관장님과 대화중에 무심코 색소폰 좀 불 줄 안다고 했는데 나중에 관장님이 전화를 했더라”며 “마침 복지관에 젊어서 악기 다뤄 보신 몇 분이 있어 함께 실버밴드를 결성하게 됐다”고 전한다.

‘블랙샌드’는 각자 연습 외에도 일주일에 한번 모여 합주한다.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음악은 봉사로 보람을 얻을 뿐 아니라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중후한 목소리의 손건국(남·64·클라리넷&트럼펫) 씨가 말한다. 

“클라리넷은 입으로 부는 악기로 두 마디 정도는 자기 폐활량으로 가지고 가야 하는데, 악보를 보며 연습하다 보면 폐활량이 저절로 커져요. 화나는 일이 있어도 다 잊게 됩니다.”

눌러쓴 베레모 밑으로 백발이 애교스럽게 나온 전자기타의 윤여규(남·70) 씨가 한쪽 발을 들었다 놨다 하며 연주하는 모습에선 20대 젊은이에게서 볼 수 없는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대학 때 2년 정도 배웠지. 우리 악기는 모두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거라치매 예방에도 좋아. 정서적으로도 좋고. ‘영영’ 노래 참 좋지요?”라며 실력은 없다고 겸손함을 내비친다.

노년에 인생을 멋들어지게 즐기는데 실력이 없으면 어떠랴. 팀원 거의가 독학이나 취미로 배운 아마추어라고 한다. 이렇게 쌓은 실력을 모아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봄쯤에 영상과 해설을 곁들여 이야기가 있는 작은콘서트를 열어볼 생각이에요.”

신디사이저 건반 위를 바람처럼 유쾌하게 가르는 정계옥(여·65) 팀장의 말이다.

“인생은 나이가 들면 더 원숙해지는 것이지요. 남은 인생은 음악과 함께 즐기고 봉사하며 사는 것이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 음악으로 바람이 난 사람들. ‘뒷방 노인네’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열어가는 어르신들. 취재 간 날, 마침 실력있는 드러머 박선찬(63) 씨가 들어왔다는 블랙샌드에는 아직 베이스기타 자리가 비어 있다. 

관심 있는 어르신은 도전해 보길 권해본다.

분당노인종합복지관 785-9200

박경희 기자 pkh22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