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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족이 모인 무지개 인형극단

  • 관리자 | 기사입력 2010/12/21 [11:2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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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극 공연으로 우리도 지역에 도움될래요"


오늘도 성남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자 인형극을 통해 행복을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다국적 문화를 가진 여성 10여 명이 모여 2009년 창단한 무지개 인형극단은 인형극으로 지역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의 역할을 넓히며 지역사회공동체를 만드는 데 한 몫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감동을 주는 곳, 인형극이 열리는 현장으로 가보자.

지난 12월 11일 토요일 오후 성남YWCA, ‘우리는 한 가족, 생쥐이야기, 몽골의 민속동화’가 잔잔한 감동을 불
러일으킨다. 흰말을 키우며 사랑으로 살아가는 한 가족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나쁜 사람들이 나타나 그들의 화살에 맞아흰말이 죽게 된다. 

흰말은 죽으면서 자신의 몸을 이용해 악기를 만들어 보라고한다. 그래서 뼈와 말총을 이용해 태어난 악기가 마두금(모릉호르)이다.

인형극을 보는 아이들은 숨을 죽이고, 어른들은 감동으로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새로 선보인 흰말이야기의 인형극의 뒤에는 6가지 인형 만드는 방법을 배워 직접 인형을 만들고 인형극에도 참여한 숨은 인재 아리(이아리·40) 씨가 있다. 태국에서 자신을 보러온 언니 수밧위사이(42) 씨와 음악 “람탭반드”에 맞추어 태국의 전통춤도 보여준다.

악기 ‘마두금’을 들고 전통 옷을 입고 나온 투리체쳇(35) 씨는 “2009년 결혼해서 지금 임신 중인데 성남에 살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인형극을 하면서 즐거운 결혼생활을 할 수 있어서 성남YWCA 선생님들께 감사하다”고 한다. 

구미동에 산다는 조규만(44) 씨는 “무거운 몸으로도 열심히 노력하는 아내(두앙자이·32)의 인형극을 보여주기 위해 28개월 된 아들 은길이와 함께왔다”며 “다음 달이면 둘째가 태어나행복하다”고 한다.

처음 성남에 와서는 친구가 없어 외로웠다는, 중국 심양에서 온 왕하이잉(38)씨, 남편 친구의 소개로 2009년부터 무지개 인형극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중국 청도에서 온 왕조혜(31) 씨는 말은 서툴러도 모두 알아들을 수 있다며, 평생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온 응웬티투이덩(한유나·25) 씨는 시청·동주민센터 일도 혼자 다니며 잘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아내가 사회에 잘 적응하고 모두와 잘어울릴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와주고 사랑하고 싶다”는 남편 한영이(49) 씨의사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시청에서 김장을 담그던 날, 일본에서 온 타가코(41) 씨는 김치 분량과 자원봉사자들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양
념이 잘 버무려져서 맛있는 김치가 되듯이 이 사회에 함께 어울려가겠다”는 가슴 찡한 이야기는 모인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렇게 처음 올 때와 많이 달라져가는 다문화 가족들을 보면서 가슴 뛰는 순간순간을 맞이한다는 허귀선 성남
YWCA 총재는 “국공립어린이집과 노인학교, 복지관 등의 행사에 참여해 한달에 5~6회 정도 공연하는데, 이제 더 많은 주민들에게 인형극을 보여 주기 위해서 인형극단을 보조해줄 자원봉사자와 이동차량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담사 변윤지(56) 씨의 아름답고 간절한 축복의 기도가 다문화가족의 마음속에 소망의 메시지로 남아있기를 기도하자.

성남YWCA 708-2503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