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잡월드로 가는 오르막길에서 한 계단 더 올라 바라보는 도시 풍경이 시원시원하다. 다양한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세상. 누구 하나 제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주춤, 우선 멈춤이다. 다시 시작, 바야흐로 봄이다. 다음으로 이어질 계절의 화사함과 풍요로움을 위한 준비의 계절이다.
종합직업체험관, 한국잡월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있어 한국잡월드는 봄과 같은 곳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우리나라 최대 종합직업체험관이다.
어린이체험관에선 공룡화석을 채취하며 고고학자를 체험하고, 바다에 빠진 동물을 구출하며 해양경찰구조대 직업을 체험하는 등 모든 프로그램은 직접적인 활동 위주로 진행된다.
점심시간이 지나니 어린이체험관은 또다시 생기가 돈다. 창밖에 있는 엄마를 쳐다보는 아이 하나 없이 집중하며 설명을 듣고 직업체험을 하고 있다.
체험장을 유심히 보며 딴짓하는 아이를 찾았지만 헛수고였다. 체험 활동이 꽤나 재미있는 모양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스튜어디스 체험이 가장 인기였다. 현재는 새로 신설된 해양경찰구조대 체험이 가장 인기다.
청소년체험관은 학습 위주거나 혹은 무료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빗나갔다. 직접 움직이는 체험을 통해 직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과학수사센터에서는 체험자 스스로 과학수사를 통해 범인이 누구인지까지 밝혀낸다. 패션과 미용을 연구하고, 각종 요리를 만들어 내고, 소스를 개발하는 등 직접적인 체험이 이뤄진다.
진로설계관에서 기자의 음악적 재능을 검사해 봤다. 주변에 지켜보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긴장이 되고 잊었던 음악 관련 기호를 떠올리느라 머리를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음악적 재능 없음이다.
‘나는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을까.’ 진로설계관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여러 분야에 걸쳐 분석해본 후 진로 설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숙련기술체험관은 10개의 체험실에서 기술을 체험하는 곳이다. 거의 모든 체험이 게임형식을 띠며 참가자의 협업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탈출하라’, ‘연육교를 만들어 섬 5개를 연결하라’는 미션에 따라 도금, 항공기술, 냉동공조기술 등 전통과 기초, 첨단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4개 체험관을 돌아보니 올해 5월 오픈 예정인 만들기체험관이 궁금해졌다.
봄 체험, 탄천 수내습지생태원
잡월드에서 도로를 건너 탄천 쪽으로 걸었다. 탄천변에는 황새울교와 수내교 사이에 시에서 조성한 수내습지생태원이 있다. 바로 위 도로와는 또 다른 풍경이다. 탄천의 물이 유입돼 흐르고 있지만, 탄천과 분위기가 다르다. 돌에 부딪히며 흐르는 물소리가 노랫소리처럼 들렸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땅속 씨앗들의 분주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준비해, 이제 봄이야. 싹을 틔워야지!” 흰뺨검둥오리가 붉은 발로 살살 노를 저으며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옆에 쇠백로가 날아와 앉았다. 시들어 누운 풀숲이라도 물새들에게는 아늑한 공간인 듯하다.
코끝이 시리지만 봄은 오고 있나 보다. 가느다란 나무줄기에 물이 살짝 올라 연초록빛이 감돌고 있었다. 멈추어 나무를 살펴야 눈에 띄는 연한 봄 기운을 마루공원 풋살장에서 노는 아이들은 나무를 보지 않고도 이미 알아차린 것 같다.
탄천 너머 수내역 주변의 번화함도, 잡월드 사거리의 속도감도 이곳 탄천, 그리고 수내습지생태원, 마루공원에서 숨을 쉰다. 그사이 도시에 봄이 오고 색이 변하고 있다.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취재 윤해인 기자 yoonh1107@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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