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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essay] 코로나와 봄

박용범 분당구 정자2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04/22 [11:2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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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한걸음 디딜 때마다 조심스레 사정권에서 비껴가는 길로만 다니다가 어디서 날아들었는지도 모르게 감염돼 분당보건소의 확진자 문자 판정을 받았다. 다음날 아침부터 천안 어디쯤 낯선 곳에서 열흘간의 사회적 격리의 ‘감금’을 당했다.

 

비록 주말 부부로 산 지도 적지 않은 수년간의 시간을 보냈지만 COVID-19라는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로 인한 생이별은 썩 좋지 않은 감정이었다.

 

쉽지 않은 영육의 감금 상태를 마치고 후각의 마비를 부른 몇 주의 후유증을 겪고 나서야 팬데믹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었지만, 지극히 조심스러웠던 아내마저 지난주 코로나의 역습에 침몰당하고 말았다.

 

아내는 확진 판정을 통보받고선 성수동으로 출퇴근하며 외근과 출장이 잦은 하나뿐인 아들을 지인이 비워놓은 오피스텔로 피신시켰다.

 

나조차 주말마저도 오지 말라고 부탁했지만 이미 다녀간 바이러스로부터 슈퍼면역이 생긴 ‘자신감’ 때문인지 걱정스러움 없이 홀로 아파해야 할 아내의 부탁을 거부했다.

 

금요일 퇴근 후부터 월요일 출근까지 같이 있는 동안 아내는 한 번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고 심지어 잠자리에 들어가면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불편한 호흡으로 잠이 들었다.

 

매일 몇 번의 건강체크와 통화를 하면서 힘든 시간이 지나고 한 주를 다시 보내고서야 심신이 안정을 찾은 주말.

 

아들의 귀가와 외출의 자유로움을 느끼는, 여느 때와 다름없지만 새롭게 느껴지는 토요일 아침.

 

아파트 현관 앞 자목련은 커다란 미소를 준비하고 만개를 준비하는 벚꽃은 아침 비를 머금고 보석알처럼 빛나게 떨어지고 있다.

 


*독자 수필(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2년 5월 10일(화)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