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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essay] 지금처럼만

김은영 중원구 도촌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04/22 [11:2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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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오후 1시 날씨가 너무 좋아 오랜만에 산책을 다녀왔다.

 

매년 이맘때면 탄천 변에 개나리꽃이 만개한다.

 

벚꽃, 목련, 산수유 등도 예쁘고 좋지만 개인적으론 우리 동네 탄천변에 있는 개나리꽃이 최고인 것 같다. 길 따라 길게 뻗어 있는데 혼자 보기 너무 아까울 정도다.

 

불현듯 초등학교 5학년인 딸아이가 생각났다.

 

3~4살인가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느라 이 길을 매일 같이 걸었다. 자기 몸 만한 어린이집 가방을 메고 제법 야무지게 걸으면서 떨어진 개나리꽃을 주우며 예쁘다고 입을 크게 벌려 감탄하고, 엄마 이것 보라며 좋아라하던 그 모습.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었는데 인생 샷이 나와 잊을 수가 없다.

 

그때처럼 같이 이 길을 걷고 싶은데 이제는 딸아이에게 같이 가자고 하면 싫어한다. 친구랑 집에서 유튜브 보고 게임하는 게 제일 좋은가 보다.

 

괜스레 헛헛한 웃음과 함께 눈물을 한번 훔치며 너무 빨리 커버리는 딸이 서운하다가도 ‘그래, 지금처럼 아프지 말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씩씩하게 잘 자라 주는 게 최고지’ 하는 줏대 없는 생각에 새삼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넘쳐난다.

 

딸아이와의 추억을 생각하면서 걷는 탄천변 개나리꽃길. 햇살도 눈부시고 풍경도 멋있고, 자연과 함께하는 좋은 동네에 살아서 참 좋다.

 


*독자 수필(원고지 5매 내외, A4 ½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 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22년 5월 10일(화)까지 보내주세요(주소, 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