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의 분위가 심상찮았다. 갤러리 안은 조용했지만 들뜸이 느껴졌다. 눈에 들어오는 작품마다 사진기의 줌 기능이 작동하는 것처럼 크게 보였다. 작품들이 보이지 않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작품의 기운이 느껴지는 전시다. 입구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전시장의 술렁임이 차츰 기분 좋게 몸에 스며들었다.
제일 먼저 만난 작품은 사랑방문화클럽 공예부담당 운영위원이자 우드드림 클럽지기인 김은민 씨의 ‘선물 같은 풍경’이다. 김은민 씨는 폐목을 이용해 업사이클 디자인을 하고 있다.
이번 작품의 재료는 공사장 폐목과 해파리가 담겼던 상자. 작품 앞에서 지난 시간이 느리게 돌아오고 있었다. 따로 도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증강현실이 구현됐다.
이순애 씨는 한지를 꼬아 모양을 만드는 지승공예작품 ‘연꽃등’을 출품했다. 등의 은은한 불빛이 한지가 꼬인 모양을 타고 새어 나오고 있었다.
“지승공예가 재미있어 밤을 새우며 작품을 만들고는 했다”는 이순애 씨의 이야기에는 지승공예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현정옥 씨가 만든 달항아리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6개월, 작품을 만드는 이의 정성이 만져지는 듯했다.
환경기후변화강사협회에서 환경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캘리사랑 회장 이광희 씨는 선물이라는 주제에 환경을 접목해 버려지는 양말목과 커피콩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에 ‘새활용을 하는 환경사랑이 나를 위한 선물, 우리를 위한 선물, 지구를 위한 선물’이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묵향이 번지는 캘리그라피 작품도 있다. 김순영 씨는 인디밴드 가수인 딸의 꿈을 응원하며 딸의 이름과 밴드 이름을 넣어 글씨를 썼다. 깜짝 선물을 받은 딸이 무척 기뻐했다고 한다. 5월 28일 홍대 앞 공연장에도 놓여질 예정이다.
사랑방문화클럽은 작은 동호회에게도 문을 열고 있다.
이광희 캘리사랑 회장은 “작년에 처음 사랑방문화클럽에 참여했다. 저희처럼 작은 클럽이 전시회를 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런 자리 있어서 좋다. 전시를 하면 실력도 늘고 클럽을 알리는 계기가 된다. 다양한 클럽을 만나고 교류하며 연합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좋다”고 했다.
‘5월의 향기 선물’ 전시에는 선물이 가득했다. 회화, 공예, 사진, 캘리그라피 동호회 회원들이 누군가에게 선물을 보내고 있다. 선물이라는 기쁨을 찾아가 보자. 주는 이의 마음과 받는 이의 마음이 만나 즐거움을 준다.
2022 생활문화동호회한마당 사랑방문화클럽전은 사랑방문화클럽 전시부가 주관하고 성남시와 성남문화재단, 사랑방문화클럽이 주최했다.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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