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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바퀴] 그곳엔 토마토밭이 있었다

풍부한 색을 기억하고 있다가 자연 그대로를 선물로 전하는 여수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05/23 [15:3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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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동 어디쯤에 토마토 농장이 있는 것일까.

 

성남하나로클럽 성남시농산물직거래 장터에서 산 빨간 토마토의 맛과 본인 농장에서만 재배하는 것이니 한번 먹어보라며 덤으로 챙겨준 엽채류의 아삭함을 일궈 낸 땅이 정말 그곳에 있을까. 

 

궁금하지 않던 여수동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01 성남 마실길, 숲길  02 여수동, 조용한 마을길을 장식하고 있는 이팝나무 03 아까시나무꽃을 사진에 담아본다  06 여수동 근린공원에서 자라고 있는 탐스러운 매실     

 

길 안쪽에 자리한 여수울공원 가는 길가는 이팝나무로 장식돼 있었다.

 

공원 안쪽까지 소담스럽게 피어 있는 이팝나무꽃. 공원 가까운 숲에서 꾀꼬리 소리가 들려왔다.

 

노란 씀바귀꽃에 벌이 날아드니 야리야리한 씀바귀꽃 줄기는 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휘청, 꽃이 고개를 숙였다. 출렁출렁 꽃이 흔들린다.

 

하얀 토끼풀에 내려앉은 부전나비는 봄볕 아래서 느긋하게 꿀을 빨고 있었다. 성남마실길 안내문이 보였다.

 

숲으로 안내되는 마실길로 들어섰다. 벌써 아까시꽃이 피었나? 숲을 지나온 바람에 아까시꽃 향기로 가득하다.

 

“아까시 잎줄기로 파마해 보셨어요?” 아까시나무 잎줄기로 파마 놀이하던 어린 날을 이야기하며 숲을 걸었다.

 

‘이런 길을 여태 몰랐구나’ 하는 찰라. 푸드덕, 꾀꼬리가 먼 숲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 여수울공원     

 

▲ 맛있게 잘 익어라~ 토마토를 손질하고 있는 김경대, 김정순 씨 부부     

 

 

길을 잘못 들었다. 돌아 나와 다시 시작이다. 이번엔 좁은 길로 들어섰다.

 

나뭇잎 사이로 부드럽게 내려앉은 빛을 받고 자란 아기 참나무가 군데군데 자라고 있다. 단단한 도토리 껍질을 툭! 가르고 나와 자라고 있는 아기나무가 대견하다.

 

나뭇잎 사이로 내려앉은 햇살과 바람에 섞여 있는 향기로 숲을 상상하며 걷는 길, 재잘재잘 말이 많아진다. 기분이 저절로 좋아진다.

 

여수동으로 방향 이정표를 따라 걷다 보니 여수동근린공원이다.

 

꽃잎을 떨군 자리에선 열매가 맺히고, 다음 순서를 기다리던 꽃이 피어 있다. 그다음 순서로 피어날 꽃나무가 몽우리를 맺은 모습. 공원의 들판을 가득 수놓고 있는 풍경 위로 서 있는 매화나무에 매실이 가득하다. 반대편에 검단산 0.9km 이정표가 보였다.

 

산들마을과 연꽃마을 사잇길로 접어들어 굴다리를 지나니 또 산길이 나왔다. 안내문이 송산 조견 선생 묘 가는 길이라고 알려 준다. 노랗게 핀 애기똥풀 꽃잎 사이를 지났다.

 

드디어 토마토 농장이다. 이곳에서 30년 동안 토마토 농사를 지었다는 김경대, 김정순 씨 부부는 무농약 토마토를 재배해 성남하나로마트 직거래장터에서 판매하고 있다.

 

낮엔 햇빛이 강해야 하고, 밤 기온이 선선해야 토마토 맛이 좋다고 한다. 초록빛 덜 익은 토마토 사이에서 완숙 토마토의 빨간 빛이 매혹적이다.

 

잘 익은 빨간 토마토를 뚝뚝 따서 맛보기로 권하는데 그색과 향에 반해 차마 거절할 수가 없다. 농장에서 바로 딴, 최단 유통과정을 거친 토마토 맛은 어떨까. 음…. 그 풋풋하고 싱그러운 단맛이 아직도 잊히질 않는다.

 

성남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변할 줄 모르는 여전한 땅이 그곳에 있었다.

 

자연의 순리에 맞춰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풍부한 색을 기억하고 있다가 자연 그대로를 선물로 전하는 여수동. 조용한 마을은 제 계절을 잊지 않은 자연이 있어 더 빛이 난다.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취재 윤해인 기자  yoonh11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