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뜨거운 가슴으로 마지막까지 나라를 사랑했던 당신의 숭고한 사랑을 느껴봅니다!”
6월 25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성남시청 온누리실에서는 72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평균 나이 90세를 넘은 6·25참전유공자회 회원, 보훈단체, 기관단체장들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충선(102·판교) 어르신은 해마다 기념식장에 참석했다고 한다. 김종상(98·금광동) 어르신은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휠체어를 타고 기념식에 참석했다. 사회자는 특별히 두 분을 소개했고, 모두 큰 박수를 보냈다.
사전 행사로 오전 9시 6·25참전유공자회 성남지회(회장 이선주) 회원들의 현충탑 참배가 진행됐다. 시청 온누리홀에서는 기념식이 끝날 때까지 상황을 알려주는 사진이 전시됐다.
기념식장에서는 6·25전쟁 동영상을 통해 처참했던 동족상잔의 비극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교훈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부채춤, 민요, 성남시립국악단의 타악퍼포먼스에 이어 성남 출신 개그맨 김종하 가수의 ‘아싸 아리랑’을 앙코르로 청해 들었다.
장보현(6·25참전유공자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기념식이 진행됐다. 모범보훈회원 4명이 시장상, 성남시의회 의장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선주(6·25참전유공자회) 회장은 기념사에서 6·25전쟁이 일어난 후 휴전되기까지의 상황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줬다. “본인도 낙동강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6.25를 알아야 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땅에 전쟁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전쟁이 일어난다면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기기 위해서는 굳건한 안보가 필요하며, 튼튼한 국방과 국력이 요구되는 때입니다. 6·25전쟁 당시 20대의 피 끓는 청년들은 이제 90이 넘었습니다. 우리는 국가의 유공자이자 사회의 지도층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후세의 귀감이 돼야 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은수미 성남시장을 대신해 허은 복지국장은 “전쟁의 뼈아픈 경험을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든든한 국방력이 바탕이 돼야 하며,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보상과 예우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6·25 기념축사를 전했다.
이어 신상진 성남시장 당선인은 “성남시에도 6·25 참전유공자 비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유공자 여러분의 오늘의 모습이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취임하면 성남시는 우선 유공자분들의 뜻을 높이 세우는 사업들을 펼치고자 합니다”라고 약속했다.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답했다.
“백현동에 세 사람이 함께 살고 있어. 이름은 부르라고 있는 것이지.” 참전용사 강덕식(91), 계길순(90) 어르신과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인천상륙작전으로 못 올라가고, 충남 대둔산에서 2개 사단이 주민들을 괴롭혔지. 2년 이상 밤낮으로 싸웠어, 몇 번 죽을 뻔했지.”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어르신도 무언가 하실 말씀이 많은 것 같았다.
박칠석(89·신흥동) 어르신은 “지리산 전투 등 후방전투에 참여했는데 전라남북도, 함양 전투, 등 여러 곳으로 오랜 기간 참여했어요. 다시 군대 5년, 향토사단에도 8년을 근무했다”라고 하신다. 지팡이에 의지한 걸음걸음, 힘이 있는 목소리로 그날의 이야기를 전해 준다.
성남시는 참전유공자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6·25참전유공자 기념비를 중앙공원에 건립 중이며, 늦은 감은 있지만 오는 9월 완공할 예정이다.
성남시에는 현재 970명의 참전유공자가 생존해 있고, 300여 명이 6·25참전유공자회 성남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호국보훈 도시 성남, 호국보훈의 달 6월. 세월은 흐르고, 그날의 아픔을 간직한 분들은 90이 넘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한 번이라도 더 기념식에 참석하고자 오신다.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6·25의 노래’가 가슴을 울린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