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는 뜨거운 여름만큼 강렬한 오페라 <카르멘>을 소개한다.
<카르멘>은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작품으로, 치명적 매력을 지닌 집시 여인 카르멘의 자유분방한 사랑과 그에 뒤따르는 비극적 죽음을 담은 오페라다.
1820년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담배공장 여공카르멘, 기병대 하사관 돈 호세, 호세의 약혼녀 미카엘라, 투우사 에스카미요 사이의 사랑, 질투, 배신, 살인이 이야기 줄거리를 이룬다.
노동계층의 삶, 비도덕적 관계, 연인 간의 배신, 무대 위 여주인공의 살해장면 등 당시 상연되던 고전적 오페라와는 다른 사실적 소재와 내용이 불러일으킨 논란과 대중의 혹평으로 초연 후 8년 동안 <카르멘>은 프랑스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대중의 첫 반응에 비제 스스로는 이 작품을 실패작으로 여겼고 이 작품의 전 세계적 성공을 보지 못한 채 초연 3개월 후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37년 짧은 삶의 결정체인 <카르멘>은 1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파리 대중들의 판단이 틀렸음을 증명하며 오늘날까지 전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자 메조소프라노 가수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으로 살아남았다.
카르멘 역의 메조소프라노가 부르는‘하바네라’는 이 오페라의 가장 유명한 아리아 중 하나다. 1막, 점심시간 공장 밖으로 나오는 여공들 사이로 등장한 매혹적 집시 여인 카르멘이 공장 근처에서 쉬고 있던 기병대 군인들의 손길을 뿌리치고는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돈 호세에게 다가가 유혹하는 노래다.
하바네라 리듬을 지닌 스페인 민속노래 선율을 빌려 만든 아리아에 ‘하바네라(Habanera)’라고 이름 붙인 비제는 이 선율이 스페인 민속노래가 아니라 스페인 작곡가 세바스찬 이라디에르의 작품이었음을 알고는 악보에 출처를 밝혔다고 한다.
“사랑은 길들지 않는 새(L’amour est un oiseau rebelle)”라며, 협박하고 애원해도 얻을 수 없고, 잡으려면 날아가 버리고 포기하면 어느새 옆에 와 있으며, 잡았다 싶으면 잡혀 있는, 왔다가는 가고 갔다가는 되돌아오는, 어느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랑을 하는 자신을 조심하라고 경고까지 하는 카르멘의 당돌한 선언과 같은 아리아다.
※ 유튜브에 ‘비전성남 오페라이야기 카르멘’을 입력하면 관련 음악과 영상을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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