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은행 제1복지회관에서는 어르신들과 젊은 엄마들의 웃음소리가 건강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양말목을 이용해 브로치를 만드는 활동. 80세 어르신도 93세 어르신도 양(未)아치 동아리 김미향 대표의 설명과 동아리 봉사자들의 지도에 잘 따라 하다가도 잠깐 사이 반대로 마무리해서 모두 함께 웃으며 다시 만들어 완성해 놓고 또다시 웃는다.
그 웃음은 미안함과 창피함의 웃음이 아니라 “이 나이에 내가 작품을 하나 만들었다”는 자랑삼아 웃는 밝은 웃음이었다. 수업은 8월까지 이어지지만, 그동안 2개월간 수업을 통해 서로 친해져 자신이 만든 브로치를 들고 자랑하느라 바쁘다.
꽃 모양을 반대로 했으면 다시 하고, 틀리면 서로 마주 보고 웃고 또다시 하고, 시간이 멈춘 듯 어르신들은 즐거웠다.
“너무 좋아요. 이제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하다가도 잊어버리고, 어찌할지 모를 때 잘 가르쳐주세요. 성당 가느라 딱 한 번 빠졌어요. 아주 재미있어요.” 곱게 웃으시는 93세 김광예 어르신은 내년에도 재미있는 수업을 꼭 해 달라고 부탁했다.
‘양아치 동아리’는 양띠 아이들을 둔 엄마들로 아이들이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났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도와가며 함께 정보를 공유했던 엄마들은 아이들이 대학교를 진학하고 어느새 4년째, 이제는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엄마들의 이야기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未는 십이지(十二支)의 여덟 번째 양을 상징한다.
어르신들의 활동 수업이 끝나갈 즈음 도란이방(대표 박순화) 회원들이 어르신들을 위해 나눔을 하고자 방문했다. 양아치 동아리 회원들은 정성 들여 뜨개질한 수세미와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만든 비누를 도란이방 박순화 대표에게 전달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박수로 환영하며 수세미와 비누를 어르신들께 나눠 드리는 도란이방 회원들의 따뜻한 손길이 어르신들을 마냥 행복하게 했다.
성남시에는 다양한 공동체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땀 흘리며 아름다운 봉사를 하고 있다.
박순화 대표가 있는 ‘도란이방’은 어르신들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양아치’ 동아리의 유능한 자원봉사자들은 어르신들께 도움을 드리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역사회를 한결 밝고 아름답게 수놓아 가고 있다.
‘도란이방’은 2015년부터 어르신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과 고령화 사회에서 이뤄야 할 발달과제를 끌어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풀어내는 삶의 프로그램 북을 제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성남시 지역복지관을 통해 어르신들의 자서전을 여러 권 출간했다.
2021년 코로나 상황으로 중단했었지만, 올해는 태평3동·은행2동 제1복지관·제2복지관 어르신들과 나눔도 함께하고, 9월까지 수업에 참여해 나눠갈 이야기를 모아 ‘도란도란 인생 이야기 북’을 펴낼 기대에 차 있다.
어르신과 함께하는 도란이방과 양아치 동아리의 지역 나눔 활동이 어르신들의 바람처럼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응원한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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