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금리인상 속에 경제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수도권의 주택가격 하락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4월까지만 해도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기대감에 집값 상승을 낙관하는 목소리가 컸으나, 불과 한두 달여 사이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향후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고 주가 또한 하락하는 상황에서 하반기 역시 시장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주택시장 내 분당구의 선전(善戰)은 주목할 만하다.
2/4분기 경기도 및 경기남동권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4분기 대비 각각 –0.34%, -0.10% 하락했다. 원도심 정비사업 호재가 존재하는 수정구, 중원구 역시 같은 기간 하락세로 전환됐으나, 분당구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분당구 수내동 ‘A아파트’ 전용 59㎡형은 지난 5월 11억500만 원(9층)에 거래돼 3월 10억 원(14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 시 1억500만 원이 올랐으며, 이매동 ‘B아파트’ 전용 75㎡형은 지난 4월 15억3,500만 원(10층)에 거래됐으나 한 달 후 16억3천만 원(21층)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분당은 외지인들의 투자 수요 역시 높은 수준으로, 지난 4월의 경우 분당구의 아파트 매매건수 353건 중 외지인의 매입 건수는 215건(약 60.9%)으로 같은 시기 경기도 외지인 매입비율 52.6%을 상회하며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2/4분기 이러한 분당의 약진은 새 정부의 1기 신도시 특별법 추진에 의한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그 밖에 신분당선을 통한 우수한 강남접근성, GTX-A 노선 등 교통호재 및 제2 판교테크노밸리 입주로 인한 신규 수요 증가 기대감 역시 집값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고 있다.
금리 따라 월세 상승 성남시 전세시장은 1분기에 이어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월세시장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6월 성남시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3월에 비해 하향세로 2022년 들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월세가격지수는 6월 기준 101.272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12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거래량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5월 전국의 전월세거래는 총 40만4,036건으로 이 중 월세거래량이 24만321건(59.5%), 전세거래량이 16만3,715건(40.5%)을 차지해 월세 비중이 전세 비중을 앞질렀다.
월세거래 비중은 4월 50.4% (25만8,318건 중 13만295건)를 기록해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세거래 비중을 넘어섰는데 한 달 만에 그 비중이 10%p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러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금리 인상기가 본격화되면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중앙은행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p 기준금리 인상)’과 7월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 이후 시중 전세자금 대출금리가 연 6%대까지 올라가면서 이자 비용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추후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상황 내에서 집주인과 한번 계약한 후 일정한 월세를 내는 것이 임차인 입장에서도 유리하므로 월세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8월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임대차 물량 중 전세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한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불확실한 시장을 피하기 위한 주택 잠재구매자들의 임대수요까지 가중돼 하반기에도 월세화 현상이 속도를 내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숨고르기에 들어선 주택시장
전국적인 약보합 대세 속에서 하반기 성남시 주택시장은 제반 호재와 반대 요인 사이의 갈림길에 선 모습이다.
현재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 공약으로 분당 내에서도 통합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으며, 이는 단지별 이해관계 문제 등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기대감으로 인한 호재로 작용되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이주를 마무리짓고 철거 준비에 들어간 산성구역, 사업시행인가를 통과한 은행주공아파트 등 원도심 재개발·재건축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집값 상승요인이다.
그러나 하반기 원도심 내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어 매매와 전·월세 공급물량이 대거 시장에 풀릴 것이라는 지역적 요인과 금리추가인상, 대출규제 등 거시적 집값 하락요인 역시 만만치 않은 부분이다.
현재 매도인은 기대감을 반영해 비싸게 팔려고 하고 매수인은 금리인상, 공급 정책 등의 여파로 싸게 사려 하다 보니 양도소득세 완화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거래량이 크게 느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매수·매도 심리로 인해 하반기 조정 움직임은 있으나 급격한 집값 하락보다는 대체로 약보합 수준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상당 부분 설득력이 인정된다.
성남시 내 지역 호재가 집값의 상승요인인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신도시 특별법 제정 및 각종 규제완화가 현실화되기 전까지 금리인상, 경기위축 등 대세적 요인이 보다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의 분위기로, 성남시 주택시장이 당분간 하향 안정화 흐름으로 지속될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기고 한국부동산원 성남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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