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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이야기]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29일 오후 4시 성남아트리움 대극장서 공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10/28 [16:0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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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1029() 오후 4시 성남아트리움 대극장(구 성남시민회관. 성남시 수정구 수정로171번길 10 성남시의료원 옆)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장윤성 지휘, 최지형 연출로 성남시립교향악단이 함께하며, 피가로 역에 바리톤 정준식, 수잔나 역에 소프라노 김유미, 알마비바 백작 역에 바리톤 권용만, 백작부인 역에 소프라노 박상희가 출연한다.

 

▲ 29일 오후 4시 성남아트리움 대극장에서 공연될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출처: 위키피디아)

 

<피가로의 결혼><돈조반니>, <마술피리>와 함께 모차르트 3대 오페라 중 하나로, ‘오페라 부파라는 코믹 오페라 장르에 속하는 4막 구성 오페라다.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출처: 위키피디아)

 

오페라의 원작은 프랑스 극작가 피에르 보마르셰의 희곡 미친 하루 또는 피가로의 결혼(La Folle Journée ou le Mariage de Figaro)으로 피가로 3부작이라고 불리는 3개의 희곡 중 두 번째 작품이다.

 

▲ 보마르셰의 희곡 ‘피가로의 결혼’ 타이틀 페이지(출처: 위키피디아)

 

보마르셰의 피가로 3부작1세비야의 이발사, 2피가로의 결혼, 3죄 많은 어머니로 구성된다. 스페인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가 알마비바 백작과 관련된 여러 상황과 사건들을 재치와 기지로 처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담고 있다.

 

사회 상류계층을 풍자하며 큰 인기를 끈 보마르셰의 피가로 3부작은 이후 모두 오페라로 작곡됐다. 그중 가장 유명한 두 작품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과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이다.

 

2피가로의 결혼이 모차르트에 의해 먼저 오페라로 제작됐고, 30년 후 이탈리아 작곡가 로시니에 의해 1세비야의 이발사가 오페라로 만들어졌다.

 

보마르셰의 3부작 희곡이 대중의 관심을 끌고 당대 최고 작곡가들이 오페라로 만들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그의 작품이 당시 사회 상류계층의 모습을 적나라하면서도 해학적으로 잘 풍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가로 3부작의 중심인물 이름이 피가로인 것도 상류계층에 대한 조롱을 담고 있다. ‘피가로(Figaro)’는 당시 유럽에서 쓰이던 손동작 욕설을 뜻하는 문구에 들어있는 단어 피그(figue)’에서 왔다는 해석이다.

 

프랑스 시계공의 아들로 태어난 피에르 보마르셰(Pierre Beaumarchais, 1732~1799)는 뛰어난 시계공이었으며, 동시에 발명가, 극작가, 음악가, 외교관, 스파이, 출판업자, 원예가, 무기 거래상, 비평가, 금융업자, 혁명가였다.

 

▲ 피에르 보마르셰(1755년)(출처: 위키피디아)

 

자신이 발명한 시계장치(옷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시계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장치) 아이디어를 궁정 시계공에게 빼앗기자 그 내용을 글로 작성해 사회에 고발했고 결국 다툼에서 승리해 유명인사가 됐을 뿐 아니라 이 소식을 들은 당시 프랑스 왕 루이 15세에 의해 궁정 시계공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 루이 15세(1748년)(출처: 위키피디아)

 

친구인 프랑스 계몽주의 작가인 볼테르 사망 후 그의 전 작품을 모두 사들여 출판했고, 미국 독립전쟁(1775~1783) 때는 영국군과 싸우는 미군에게 무상으로 무기를 제공하기도 했으며, 프랑스 대혁명(1789) 때는 민중의 편에 서려 했으나 프랑스 왕가와 귀족들과의 관계로 감옥에 갇히기도 했던 인물이다.

 

사회 상류층과 어울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을 냉담하게 바라보기도 했던 보마르셰는 자신의 경험을 문학작품으로 만들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바로 피가로 3부작이다.

 

상류층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어 출판이 금지되기도 했지만 검열을 통과하기 위한 여러 번의 수정을 거친 후의 상연에서는 대중과 귀족들의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보마르셰의 두 번째 희곡 피가로의 결혼출판 2년 후 만들어졌다.

 

백작의 하인 피가로와 백작부인의 하녀 수잔나의 결혼식 날 단 하루 동안 일어나는 소동을 담은 3시간 분량의 오페라로, 피가로와 수잔나, 백작과 백작부인과 같은 주요 인물들뿐만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관계와 이야기도 섬세하게 표현, 전개, 해결되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인물들의 감정은 아리아, 앙상블, 관현악의 선율과 함께 잘 표현돼 가사를 모르더라도 선율의 흐름으로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알 수 있다.

 

정치·사회적으로 예민한 부분들은 보마르셰의 희곡보다 더 많이 다듬어졌다고 하지만 오페라 속 등장인물인 알마비바 백작이 이발사였던 자신의 하인 피가로의 재치로 문제 상황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피가로의 술책에 조롱당하기도 하는 모습에 원작의 풍자가 여전히 담겨있는 작품이다.

 

▲ 3막, 알마비바 백작이 수잔나를 유혹하는 장면(출처: 위키피디아)

 

오페라 서곡을 시작으로 친숙한 선율들이 1막부터 4막까지 끊임없이 나오는데, 오페라와 친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어디선가 들어본 선율이 있을 정도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속 노래들은 다른 많은 장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노래가 아마 3막에 등장하는 편지 이중창일 듯하다.

 

영화 <쇼생크 탈출>(1994) 삽입곡으로 나와 더욱 유명해진 바람의 노래...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Sull’aria... che soave zeffiretto)‘는 알마비바 백작을 골탕 먹이려는 목적으로 함께 편지를 쓰며 부르는, 피가로의 약혼녀 수잔나와 백작부인의 이중창이다.


▲ 영화 <쇼생크 탈출>(출처: IMDb)

 

영화 속 주인공이자 죄수인 앤디가 교도소에서 틀어준 편지 이중창을 듣고 무슨 가사인지 모르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 아픈 아름다움과 새 한 마리가 들어와 벽을 무너뜨리는 자유를 느꼈다고 하는 또 다른 죄수의 내레이션이 이 노래의 느낌을 잘 전달한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전체 길이는 3시간 정도 된다.

 

29일 성남아트리움 공연 전 전반적 줄거리와 주요 아리아들을 미리 들어보고 싶다면 유튜브에 올라온 2020711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공연 영상을 추천한다.

 

2시간이 조금 넘는 길이의 영상으로 무대장치 없이 오케스트라와 등장인물들을 같은 무대에 올려 오페라 전곡을 아리아와 앙상블 위주로 재편성, 노래가 없는 대사들을 제거해 감상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필름으로 만들어진 영상도 하나 추천한다.

 

1976, 장피에르 폰넬 연출로 만들어졌으며 칼 뵘 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 헤르만 프레이 피가로 역, 미렐라 프레니 수잔나 역,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알마비바 백작 역, 키리 테 카나와 알마비바 백작부인 역 등장의 영상이다.

 

한글 자막은 없지만 피가로로 변신한 헤르만 프레이의 익살스러운 연기를 볼 수 있고 다른 유명 성악가들의 뛰어난 기량을 감상할 수 있는 영상이다.

 

잘 다듬어진 음반과 영상도 훌륭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감동은 분명 그보다 더하리라 생각한다. 29일 성남아트리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의 울림과 감동을 놓치지 마시길 추천한다.

 

공연은 8세 이상(초등학생) 관람 가능하다.

공연 러닝타임은 약 120(인터미션 15)이다.

 

※ 유튜브에 비전성남.오페라이야기.피가로의결혼’을 입력하면 오페라 관련 영상과 음악을 찾을 수 있다

 

예매: 인터파크 1544-8117

문의: (031) 783-8000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